유럽 “2~4년뒤 프로젝트 시작”… 中은 이미 대규모 실생활 테스트
한은, 내년까지 유통 시험 계획
모바일을 통한 송금과 결제가 늘어나고 현금 사용은 줄어들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CBDC는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등을 활용하지만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실제 종이돈처럼 그 가치가 일정하기 때문에 가상화폐와는 성격이 다르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4년 뒤에 ECB가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12일 “디지털화폐가 이용자에게 더 저렴하고, 빠르고, 안전하다면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며 자금세탁,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 2∼4년 뒤에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일정 지역 안에서 CBDC인 ‘디지털 위안화’를 실생활에서 써보는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 5만 명에게 200위안(약 3만4000원)씩을 나눠주고 30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하도록 했다. 일주일 동안 6만2000건의 거래가 발생해 880만 위안이 결제됐다. 한국은행도 내년 말까지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해 클라우드 환경에서 CBDC를 발행해 민간기관을 통해 유통하는 방식을 시험할 계획이다. 지난해 국제결제은행(BIS)이 전 세계 66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80%가 넘는 중앙은행들이 CBDC 관련 연구, 개발,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CBDC는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이 자체 가상화폐 리브라를 도입하겠다고 나서면서 논의가 확산되기 시작됐다. 통화량 등을 조절해 경제 성장과 안정을 추구하는 중앙은행의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종이돈과 동전을 주고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CBDC 도입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영국은 현금 사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은 현금 결제를 금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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