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26일 이사회… 신동빈 “위기 돌파” 인적쇄신 속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3일 03시 00분


평년보다 한달 앞당겨 임원인사
모든 CEO 사실상 재신임 평가
세대교체 등 물갈이 폭 클듯

롯데지주가 26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한다. 롯데쇼핑,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도 26, 27일께 임원인사를 결정할 계획이다. 22일 복수의 롯데그룹 이사회 관계자는 “26일 지주회사를 시작으로 이번 주 대부분 계열사가 이사회를 하고 내년도 임원인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는 12월 19일이었다. 올해 인사 시기는 지난해를 비롯해 대부분 12월 중순 이후 인사를 단행했던 예년에 비해선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이 같은 ‘빠른 인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국내외 경기 침체와 이커머스 전략 부진으로 주력 계열사가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진용을 최대한 빨리 갖춰야 한다는 것이 신 회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룹 2인자로 불리던 황각규 부회장이 롯데지주 대표이사에서 퇴임한 올해 ‘8월 인사’는 빠른 인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8월 인사 직후 일본으로 출국해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일본 내 자산 상속 업무 등을 처리한 후 10월 21일 귀국했다. 귀국 직후부터 계열사별 보고와 평가를 빠르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10월로 정기 임원인사 발표 시기를 당긴 이마트 사례를 참고했다는 얘기도 있다.

빨라진 인사 시기만큼 인적 쇄신 폭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인사를 통해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등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가 교체됐지만 이는 황 부회장의 퇴임과 이동우 사장의 롯데지주 대표이사 선임, 비서팀 교체에 따른 연쇄 인사 측면이 강했다.

롯데그룹 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새로 선임된 대표들이 대부분 50대 중반으로 1차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이번 인사에서 다시 모든 CEO가 사실상 재신임 여부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위기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 회장을 보좌해 그룹을 경영하는 핵심 인사로 떠오른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 대표이사는 2017년 강희태 현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와 함께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사장 3년 차였던 지난해 강 대표이사만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동우 사장이 중책을 맡은 만큼 승진도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롯데#이사회#신동빈#인적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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