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예금 규모가 빠르게 증가해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개인들이 달러를 빠르게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9일 달러예금 잔액은 527억800만 달러(약 58조 664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치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이처럼 최근 들어 달러예금이 빠르게 불어난 것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103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2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100원대로 내려가면서 저가매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개인들이 달러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송금 실수요 고객들이 달러를 미리 사두는 사례가 증가한 것일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달러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이며, 기업들의 결제 자금을 위한 달러예금 잔액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확한 증가요인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확한 증가요인은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외변동성을 대비한 기업들의 달러 보유 의지와 환율 하락에 따른 개인들의 달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엔화예금과 위안화예금 등 다른 주요 외화예금 잔액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개인과 기업 등이 보유한 외화예금은 933억2000만 달러(약 103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9월 말보다 78억7000만 달러 늘었다. 외화예금이 9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2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은행권은 수출입 업체들이 외화변동성에 대비해 외화를 비축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외화예금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 연준의 부양정책 등으로 인해 시중에 유동성이 상승했고, 수출입 기업들이 외화변동성에 대비해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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