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전세난이 격화되면서 대안으로 민간임대 아파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대 8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으면서도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충청남도 아산시에서 청약에 나선 ‘신아산 모아엘가 비스타 1차’도 청약에서 922세대 모집에 4만4754건이 접수돼 평균 4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보증금이 1억7000만원을 넘지 않는데다 월임대료가 5만~7만원선으로 저렴하고, 피트니스, 게스트룸, 보율시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달 전라남도 순천시 가곡동 10번지 일원에 공급된 ‘순천 대광로제비앙 리버팰리스’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청약접수자격을 순천시 및 광주, 전남지역 거주자로 한정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청약에 6만8565명이 몰려 평균 94.3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분양한 ‘KTX 오송역 대광로제비앙’은 총 1516가구 모집에 10만5016명이 청약해 평균 6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KTX오송역, 상업지구, 어린이공원이 가까운 입지여건에 임대보증금이 주변 전세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많은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민간임대 아파트 시장이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아파트 청약 등의 이유로 임대차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재계약 위주로 전세시장이 재편되면서 매물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수급지수는 191.1로 지난 2001년 9월 193.7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KB부동산은 공인중개업소를 대상으로 ‘공급 부족’, ‘적절’, ‘공급 충분’ 등 설문조사를 한 뒤 전세 수요와 공급물량을 지수화 한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으로 표현되는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
지난달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지난 2015년 10월 193.1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강북과 강남이 각각 190.5, 193.0을 보이며 강남의 전세공급이 강북보다 더 부족함을 나타냈다.
수도권은 194.0으로 2013년 9월 19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가 195.7, 인천 194.1을 보였다. 경기도의 경우 지수를 처음 도입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을 포함한 5개 광역시의 전세수급지수도 191.5로 5개 광역시 지수를 산출한 2013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3.3㎡당 848만원으로 지난해 말(752만원) 대비 12.8% 상승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덜하고 이사 걱정 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도 민간임대 아파트의 장점으로 부각됐다.
민간임대 아파트는 임대료 또는 보증금 상승률이 5% 이내로 제한을 받고, 대부분의 계약기간이 8년이다. 여기에 만 19세 이상의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고, 취득세 및 재산세 등 취득 보유와 관련한 세 부담이 없다.
최근엔 주택도시기금과 민간이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리츠가 임대주택을 건설하거나 매입하는 방식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초 임대료는 주변 시세(표준 임대료)를 기준으로 일반공급은 시세의 95%이하, 특별공급은 시세의 85%이하로 차등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래 없는 전세난에 대안처가 될 수 있는 주거 상품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민간임대 아파트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며 “민간임대 아파트 중에서도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입지여건, 합리적인 가격에 과거 임대주택과 달리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단지들이 청약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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