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특혜 논란에 3번째 해명
“항공산업 구조개편 위한 것… 건전-윤리 경영 감시자 역할할것”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둘러싼 특혜 논란에 “이번 투자는 대한항공 경영권을 방어해 주려는 게 아니라 항공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정치권,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제기되고 있는 특혜 논란이 통합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산은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투자는 현재 계열주(조원태 회장 등)의 경영권 보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산은이 두 회사 합병에 따른 특혜 논란에 해명한 것만 이달 들어 공식적으로 세 차례다. 이달 16,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연 데 이어 이날 또 보도자료로 특혜 논란 잠재우기에 나선 것이다.
산은은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과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한진칼에 대한 보통주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진칼에 직접적으로 주주로 참여해 구조 개편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고 건전·윤리경영의 감시자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산은은 또 “이번 구조 개편은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뿐만 아니라 두 회사 아래 저비용항공사와 지상조업사 등 관련 자회사의 기능 재편도 포함된다”며 “한진칼은 지주회사로 전체적인 통합과 기능 재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해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에 5000억 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3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인수하기로 했다. 총 8000억 원의 정책자금 투입 후 산은이 보유하게 될 한진칼 지분은 10% 정도다.
현재 한진칼 내부에서는 조원태 회장 측 지분 42.39%와 조현아 및 KCGI 등 이른바 3자 연합 측 지분 46.71%가 팽팽하게 맞서며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KCGI 측은 이번 통합으로 산은이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는 식으로 기존 경영진의 지배권을 방어하고 기타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한진칼이 보유한 호텔과 정석기업만 정리해도 1조 원 이상을 마련한다. 조 회장이 정말 주주를 생각하고 항공업 재편을 원하면 산은 돈을 받지 않아도 가능한데 왜 국민 혈세를 받는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했다.
KCGI는 산은이 참여할 한진칼의 3자 배정 유상증자(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가처분 관련 법원 심문은 25일 예정돼 있다. 강 대표는 “현재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한진그룹 측은 “가처분이 법원에 인용되면 통합은 사실상 무산된다”며 “양사와 협력업체 인력 10만여 명의 일자리가 이번 통합에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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