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1913송정역시장’. 올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손님들의 발길이 확 줄었다. 상인들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자 임대인들이 발 벗고 나섰다. 임대료를 10% 이상 깎아주자고 결의한 것. 덕분에 시장 75개 점포 중 69개 점포가 임대료 인하 혜택을 받았다. 폐업 점포를 제외하면 현재 절반 이상의 임대인이 임대료 인하를 이어가고 있다. 송정역시장 상인회 범웅 회장은 “월세 몇십만 원이라도 깎아주는 게 장사하는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착한 임대인 운동’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에게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착한 임대인 운동의 혜택을 받은 점포는 10월 말 현재 전국 4만2977개 점포에 이른다.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임대인 5915명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했다.
민간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극복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도 나섰다. 최근 중기부가 내놓은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세금 감면 기한을 올해 12월에서 내년 6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지자체별로 일정 비율 이상의 임대료를 감면한 임대인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 한시적으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자체 주도로 ‘착한 임대인 인증’을 하도록 하고, 지역사랑상품권 인센티브(특별교부세)를 지원할 때 착한 임대인 지원 실적 등을 심사기준에 반영해 지자체도 착한 임대인 지원에 나서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임대료를 인하하는 임대인에게 전기안전점검을 해주고 착한 임대인 전용 금융상품을 출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가 착한 임대인 운동 지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임대료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 직면한 어려움의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올해 9월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9.9%가 임대료가 가장 부담이 되는 비용이라고 답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임대인들도 공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인센티브로 임대인 부담을 완화해 착한 임대인 운동이 더 확산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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