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SK텔레콤 분할 찬성…LG화학과 다른 판단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26일 15시 36분


같은 물적분할이지만 SK텔레콤은 '찬성표'
분사규모 작고 '기존 주주 반발 미미' 영향

국민연금이 SK텔레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과 비슷한 구조를 띠고 있지만 다른 판단 결과를 내리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SK텔레콤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등 주주권 행사 논의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맡기지 않고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판단을 내렸다.

이날 열린 SK텔레콤 주총에서 분할 안건은 국민연금의 찬성에 무난히 통과됐다. 주식 총수의 81.64%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참석 주식 총수 99.98%의 찬성으로 최종 통과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LG화학이 비슷한 구조를 띠고 있어 반대표를 행사할 수도 있다고 봤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티맵모빌리티(가칭)’를 신설하기로 했다. 티맵모빌리티를 SK텔레콤 100% 비상장 자회사로 둘 예정이며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는 국민연금의 반대를 받은 LG화학의 물적분할 구조와 흡사하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하고 LG화학이 이 비상장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갖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SK텔레콤에 대해 LG화학과 다른 판단을 내린 배경으로는 회사 전체에서 떼어지는 신설 회사의 규모가 작은 점, 이에 SK텔레콤 주주들이 모빌리티 사업을 보고 투자에 나섰다고 보기 어려운 점, 외부 투자를 투명하게 공개한 점 등이 꼽힌다.

SK텔레콤에서 떼어져 나가는 티맵모빌리티는 자산총계 기준 1860억원으로 존속회사인 SK텔레콤 자산의 0.60%에 불과하다. LG화학의 경우 떼어진 LG에너지솔루션이 존속회사 자산의 41.5%를 차지했다. 비중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SK텔레콤에 투자한 주주 입장에서 봤을 때 모빌리티 사업부를 보고 SK텔레콤 주식을 매입하지 않아, 찬성 의결권 행사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티맵모빌리티는 우버로부터 5000만 달러(약 572억원)를 투자 유치 받기로 했다. 이외에도 우버와 티맵모빌리티가 함께 출범시키는 합작사에는 1억 달러(약 114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합의도 이뤄졌다. SK텔레콤은 이를 사전에 알려 소통 측면에서 잡음이 일지 않아 국민연금의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적분할은 경영 판단이고 그 자체로 문제이지 않다”면서 “이번 SK텔레콤의 경우에도 기금운용본부가 여러 자료를 참고해 주주가치가 떨어지는지를 파악해 선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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