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총수 체제 3년차를 맞은 LG그룹이 26일까지 이틀간 실시된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갔다.
올해 LG그룹 인사에서는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를 이끌고 LG그룹 계열에서 분리·독립하는 변수가 발생한 가운데, LG그룹은 구 회장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끄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인재를 고르게 배치하는데 중점을 뒀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방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의 2021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방수 사장은 ㈜LG CSR 팀장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4년 금성사에 입사,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센터장을 거쳐 2019년부터 ㈜LG CSR팀장(부사장)으로 일해왔다.
㈜LG에서 CSR팀장을 맡기 전까진 구광모 회장과 함께 호흡한 적은 없지만, 향후 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LG그룹의 성장전략을 구상할 핵심인물로 꼽힌다.
특히 LG그룹은 이번 이방수 사장의 승진에 대해 “향후 LG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실리콘웍스의 대표이사인 손보익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손보익 사장은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로 2017년부터 실리콘웍스 CEO를 맡아 사업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디지털 반도체 사업 진입을 꾸준히 추진, 두 배에 가까운 사업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4년 LG생활건강의 대표이사를 맡아온 차석용 부회장은 올해에도 유임되며 18년째 대표이사 자리를 이어가게 됐다. LG생활건강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차석용 부회장의 유임을 비롯해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1명, 신규임원 선임 5명 등을 포함한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LG생활건강은 “성과주의와 조직 내 성장기회를 고려해 승진인사를 실시했으며, 젊은 사업가 및 전문성과 실행력을 갖춘 인재를 신규임원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전날인 25일 이뤄진 LG유플러스 임원인사에서는 부회장단 중 한명인 하현회 부회장이 물러나고, 황현식 컨슈머 사업총괄 사장이 새 CEO에 선임됐다.
하현회 부회장은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함께 LG그룹 부회장단 중 1명이었지만 이번에 용퇴한다. 이로써 구광모 회장 취임 첫해인 2018년 당시 부회장단 중 권영수 부회장과 차석용 부회장만 남게 됐다. 신학철 부회장의 경우 구광모 회장의 총수 취임 이듬해인 2019년 한국3M에서 영입된 인사다.
하현회 부회장은 구본준 고문에 합류해 이번에 계열 분리해 새롭게 출발하는 LG상사가 새로운 그룹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다질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오후 예정된 LG전자 인사에서는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에 이어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은 권봉석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LG그룹 CEO급 고위 임원 중 사장 승진 1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된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권봉석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마찬가지로 이날 오후 예정된 LG화학 임원인사에서는 올해 12월 1일 출범할 예정인 배터리 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고려한 인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설법인 초대 대표이사에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지만, 신설법인의 조직안정화를 고려하면 신학철 부회장이 LG화학 대표이사와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자리를 함께 맡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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