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수출 환경이 악화됐지만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우리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300억 달러(약 33조 원)를 돌파해 지난해 실적을 웃돌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26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302억 달러로 2018년 이후 2년 만에 300억 달러를 넘겼다고 밝혔다.
지역별 수주 비중은 ‘전통적인 텃밭’인 아시아(35.6%)와 중동(34.3%)에서 높았다. 중남미 수주 비율도 지난해 0.6%(1억3000만 달러)에서 올해 23%(68억9000만 달러)로 높아졌다.
공사 종류별로는 플랜트(산업설비) 수주가 절반 이상(56.9%)을 차지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토목(22.7%), 건축(15.5%)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에도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이 300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 다각화와 사업 다각화에 힘쓴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올해 들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운영유지 사업(7580만 달러), 태국 3개 공항 연결 고속철도 감리 사업(514만 달러) 등을 수주하며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주력 시장이 아니었던 중남미에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28억 4000만 달러), 멕시코 도스보카즈 정유공장 사업(37억 달러) 등을 수주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시공 뿐 아니라 설계까지 수주하는 성과도 있었다.
다만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최종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해외 비즈니스가 사실상 막힌 올해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이날 300억 달러 달성을 계기로 국내 주요 건설기업 16개 사와 해외건설협회,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대표가 참석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코로나19에 따른 해외건설 수주영향은 내년 이후에 본격화될 수 있다”며 “범 부처 차원에서 우리기업 수주지원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 노력도 병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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