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ADT-SK인포섹 합병 추진"… ‘탈통신’ SKT, 빅테크 전략 가속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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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정보보안 전문기업 출범… 中-동남아시장 본격 진출 채비
“11번가-원스토어 등 자회사들 상장… 5년내 기업가치 倍로 키울것”

4분기(10∼12월) 들어 SK텔레콤의 탈(脫)통신 ‘빅테크’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자회사 중 유사한 사업은 합병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5년 내 자회사들을 줄줄이 상장시켜 현재 기업가치(약 19조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9일 SK텔레콤은 자회사 ADT캡스와 SK인포섹이 내년 1분기(1∼3월)를 목표로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ADT캡스는 가입자 70만 명을 보유한 국내 2위 ‘물리보안’ 사업자이며, SK인포섹은 국내 ‘정보보안’ 분야 1위 업체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조1830억 원에 이른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무인경비, 무인주차 출입통제 등 물리보안부터 보안컨설팅, 사이버공격탐지, 보안관제, 시스템통합(SI) 등 정보보안까지 아우르는 융합보안 전문 기업이 탄생하게 됐다.

SK텔레콤은 2018년 5월 ADT캡스 인수 시점부터 SK인포섹과의 합병을 염두에 뒀다. 통합 법인의 지향점은 글로벌에 있다. 중국, 동남아 대상 융합보안 상품 수출을 시작으로 사업을 전 세계로 확대할 방침이다.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여 통신사를 넘어선 빅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는 SK텔레콤의 노력은 최근 다방면에서 관찰되고 있다. 이달 16일 이커머스 자회사 11번가는 글로벌 1위 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11번가가 3000억 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에는 모빌리티사업부 물적 분할 결정을 내리고 미국 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로부터 172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조인트벤처(JV)’와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12월 29일 분사한다. 이 밖에 앱 마켓을 운영하는 원스토어는 내년 하반기(7∼12월)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조 원으로 추산된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SK브로드밴드, 웨이브 등 2025년까지 상장을 준비하는 자회사들의 예상 시장가치만 20조 원에 달한다. 규모로만 따지면 또 하나의 SK텔레콤이 생겨나는 셈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아직 자회사 가치에 대한 투자가들의 신뢰가 높지 않지만 아마존, 우버 등 일부 자회사의 펀딩과 향후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통해 가치 입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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