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한 매체에서 자국의 절임 채소 음식인 ‘파오차이(泡菜)’에 대한 산업표준이 김치산업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세계김치연구소가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김치와 중국 파오차이는 제조 공정과 발효 단계에 있어 큰 차이점이 있다”며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국제규격을 인증받은 우리 고유의 식품이다”고 밝혔다.
채소절임은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농경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계절변화가 있는 지역이라면 어디서나 관련 식품이 발달할 수 있으며, 실제로 김치 외에도 파오차이, 쯔게모노, 사우어크라우트, 피클 등 다양한 절임식품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채소 절임식품은 채소를 소금 또는 식초에 절여 먹는 반면, 김치는 1차로 배추, 무 등 원료채소를 소금에 절인 뒤 절여진 채소에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채소를 부재료로 버무려 2차로 발효시킨 음식이다. 이처럼 생채소를 1, 2차로 나눠 발효시키는 식품은 전 세계적으로 김치가 유일하다.
이러한 두 번의 발효과정을 거치는 동안 원재료에 존재하지 않던 각종 영양기능성 물질들과 유산균이 새로이 생성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따라서 김치의 ‘발효’가 다른 나라의 절임 채소류와 달리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자리잡게 된 중요한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ISO표준을 제정한 파오차이는 소금과 산초잎, 고수 등을 물에 넣고 끓인 다음 식힌 즙에 각종 채소를 넣고 절인 식품으로 제조공정에 조미 단계를 추가해 맛을 부가시키는 특성이 있으며, 김치처럼 추가 부재료를 사용하여 2차 발효시키지 않는데다 살균공정을 거치며 발효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때문에 김치와는 전혀 다른 식품이다.
이처럼 김치와 채소절임은 차이점이 명확함에도 김치종주국 논란이 끊이질 않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김치는 19년 전 이미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김치(KIMCHI)’로 최종 국제규격까지 인정받았다.
김치 규격 제정 당시 이해당사국인 일본과는 4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규격명을 ‘기무치’가 아닌 ‘김치’로 통일하는 대신에 일본이 제안한 일부 식품첨가물에 대해 부분적으로 수용한 단일규격안을 마련, 김치의 국제규격을 만든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당시 파오차이가 아닌 김치는 생소한 식품으로 인식, 코덱스 제정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2003년 사스 발생 후 김치 상업성이 부각되면서 김치공장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2000년대 후반 한국으로의 수출 증가로 생산량이 늘었을 뿐이다.
최근 프랑스 연구진은 한국이 김치를 주로 먹는 식생활 때문에 코로나19 사망자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김치가 다시 한번 세계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세계김치연구소 최학종 소장 직무대행은 “김치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매체의 근거없는 주장에도 논란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우수성을 보다 과학적으로 규명해 전 세계적으로 알림으로써 더 이상 이와 같은 논란이 야기되지 않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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