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년 만에 200명이 넘는 역대급 임원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전례 없는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올해 3분기(7~9월) 67조 원에 육박하는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올리는 등 호실적을 거둔 점을 반영해 승진 인사 폭을 확대한 것이다. 사내 핵심인재로 꼽히는 31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도 강화했다.
4일 삼성전자는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총 214명의 승진 명단을 발표했다.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1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214명을 승진시켰다. 올해 1월 발표한 2020년 승진자(162명) 대비 52명이 늘어났다. 삼성전자 측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효율적 수요 대응 및 운영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끈 점을 고려해 승진 인사 폭을 확대했다”며 “성과주의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승환 VD사업부 구매팀장, 이강협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학상 무선사업부 NC개발팀장, 이석준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 등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경영 성과뿐 아니라 리더십을 갖춰 삼성전자 미래 CEO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고 신임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패널 가격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별 부품 공급 운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 신임 부사장은 비스포크 등 고객 맞춤형 혁신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량을 늘려 가전사업부 연간 매출 향상에 기여한 점 등이 공로로 인정받았다.
조직 내 다양성 및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 외국인 승진자도 늘렸다. 이윤경 삼성리서치 데이터분석랩 신임 상무는 올해 41세로 최연소 여성임원 승진자다. 소프트웨어(SW) 및 빅데이터 전문가인 이 신임 상무는 인공지능(AI)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전사적 데이터 운영체계를 한 단계 높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밖에도 SW 분야에서만 21명을 승진시켰고,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도 새로 선임했다”고 말했다. 펠로우와 마스터는 삼성전자가 최고 기술전문가들에게 임원급 대우를 해주면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개발 분야 인사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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