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1월까지 국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늘어난 가운데 수입차 판매는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올해 신차가 대거 출시된 가운데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혜택과 더불어 ‘안전한 내 차’에 대한 수요, 시중의 유동성 등이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일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 올 1~11월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총 147만3973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38만8327대)보다 6.2%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16년(158만8572대) 이후 2017년(155만80대), 2018년(154만5607대), 2019년(153만3206대) 등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여 온 완성차 내수 판매는 올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자동차가 71만9368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했고 기아자동차는 51만3543대를 팔아 9.0%의 판매 성장을 보였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도 각기 7만3695대와 8만792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 14.4% 늘었다. 쌍용자동차만 지난해에 비해 18.3% 감소한 7만9439대를 판매했다. 완성차 5개사의 올해 월평균 판매 대수는 13만4000대 수준으로 2002년(약 13만5000대) 이후 최대 수준이다.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도 예사롭지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국내에서 수입차 24만3440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21만4708대)에 비하면 13.4% 늘어난 수치다.
올해 월 평균 2만2000대 이상의 수입차가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26만 대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2018년 26만705대가 판매된 것이 역대 최고 판매량이다. 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집계되지 않는 테슬라도 올해 국내에서 1만 대 이상을 판매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 시장이 모두 두 자릿수 비율의 판매량 감소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시장은 오히려 성장하는 상황에 대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정부가 차량을 살 때 5%씩 부과하던 개소세를 30~70%까지 감면한 점 등이 꼽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3월 이후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요 완성차 업체에서 경쟁력 있는 신차가 대거 출시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완성차 내수 판매와 수입차 판매 모두 개소세 인하 혜택이 사라졌던 올 1, 2월에는 큰 폭으로 줄었다가 3월 이후 다시 살아난 바 있다. 또 내수 시장에서는 신형 그랜저와 카니발 등 주요 신차들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해외에서 쓰던 돈이 내수로 돌아왔고, 국내여행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안전한 내 차’를 이용하려는 여가활동 수요, 부동산과 증시에 넘쳐나는 유동성 등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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