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 주주배당을 줄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배당을 줄이고 현금을 넉넉히 쌓아둬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이나 금융지주사는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일시적으로 은행 배당을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이달 들어 각 은행과 협의를 하고 있다. 내년 초에 확정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4월에도 금융지주와 은행에 배당 자제를 권고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당시 “각국 감독기관이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중단 등을 권고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가 이런 움직임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올해 3, 4월 유럽과 영국, 스웨덴, 호주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배당을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년도 수준으로 배당 규모를 동결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방침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8월 윤 원장 등 금감원의 배당 자제 압력에도 주주들에게 중간배당을 했다. 하나금융은 당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고 주주환원정책을 고려해 배당을 실시한다”고 했다.
금감원의 기조대로 연말 배당 규모 축소 방안이 확정되더라도 개별 은행은 주주를 대상으로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배당은 기본적으로 회사 자율에 따르는데 주주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