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인 임창용 전 프로야구 선수와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대표 등이 올해 국세청의 고액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6일 국세청은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체납한 개인과 법인 6965명(곳)의 명단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1년 이상 국세 2억 원 이상을 체납한 사람과 기업이 대상이다. 올해 새로 공개한 체납자 중 개인은 4633명, 법인은 2332곳이다. 이들이 체납한 국세는 총 4조8203억 원이다. 지난해보다 공개 인원은 127명 늘었지만 100억 원 이상 거액을 체납한 사람이 줄면서 총 체납액은 작년보다 5870억 원 감소했다.
삼성, KIA 등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다가 지난해 은퇴한 임창용 씨(44)는 2017년 종합소득세 2억6500만 원을 체납해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 씨는 2015년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때 250척이 넘는 선박을 거느리며 ‘선박왕’으로 불렸던 권혁 시도상선 대표는 증여세 21억8400만 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체납자 가운데 세금을 가장 많이 체납한 사람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이성록 씨(44)로 1176억 원을 내지 않았다. 260억 원을 체납한 하원제약은 최대 체납 법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발급하거나 관련 명세서를 작성, 보관하지 않은 불성실 기부금 단체 79곳의 명단도 공개됐다. 이 가운데 66곳(84%)이 종교단체였고 의료법인(8곳)과 교육단체(3곳) 등도 포함됐다. 일정액의 수수료를 받고 연말정산 세액공제를 목적으로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준 사례가 많았다. 특수관계인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지급한 급여에 증여세가 추징된 경우도 있었다. 올해 공개 대상은 지난해 말 기준 직전 2년 내에 추징세액이 1000만 원을 넘거나 직전 3년 내 기부자별 발급 명세를 작성해 보관하지 않은 단체 등이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조세 포탈로 유죄 판결을 받아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35명은 세금 총 681억 원을 포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매출을 숨기기 위해 장부를 조작하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위장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서울 강남에서 쥬얼리성형외과를 운영했던 신용원 씨(48)는 중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면서 성형수술대금을 ‘환치기’ 수법으로 받아 매출을 누락했다. 이를 통해 세금 23억3600만 원을 포탈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12억 원을 선고받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법상 의무 위반자에 대한 명단을 지속적으로 공개해 경각심을 높이고 건전한 납세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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