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학 제주개발공사 사장
환경이슈, 제주 지하수 품질 직결
‘플라스틱 프리’는 생존의 문제
해외 재난현장에 삼다수 지원… 글로벌 브랜드 기반 확립 팔걷어
제주개발공사 김정학 사장이 지난달 30일 제주 제주시 공사 내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이날 친환경 제품 생산 및 수출 비중 확대를 통한 ‘삼다수의 진화’를 핵심 추진 사안으로 꼽았다. 제주개발공사 제공
“‘친환경’과 ‘글로벌 브랜드 구축’이라는 두 가지 틀 안에서 제주 삼다수 제2의 도약을 이끌겠습니다. 특히 플라스틱 페트병은 재활용을 넘어서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프리(free)’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추진 중입니다.”
올해 6월부터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를 이끌고 있는 김정학 사장(62)이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올해 시장 규모 1조 원을 돌파한 국내 생수 시장에서 삼다수는 4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2∼4위 생수 브랜드들의 시장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큰 수치다. 매출 3000억 원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다. 탄탄한 국내 기반을 바탕으로 그는 인터뷰 내내 ‘제2의 도약’을 강조했다. 그리고 친환경 제품 생산 및 수출 비중 확대를 삼다수 진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제주개발공사의 친환경 행보는 생존의 문제다. 환경 이슈는 삼다수 원수인 제주 지하수의 품질과도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 사장은 취임 후 ‘플라스틱 프리’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제주개발공사의 이사, 본부장 등 26명의 핵심 간부를 소집해 ‘품질경영혁신회의’를 열고 플라스틱 페트병 대체 용품 개발을 지시했다. 그는 “제주에서 나오는 농식품 등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 제품 용기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페트병 대체 용품 상용화’ 전 단계로, 자원 순환 모델 확대를 위한 계획 수립도 요청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올해 4월 이미 폐페트병 수거, 재생 원사 생산, 가방 의류 등 생산의 자원 순환 모델을 구축했다. 김 사장은 “제주에서 배출되는 투명 페트병을 수거해 재생 원사를 뽑아내는 기술력을 갖춘 효성티앤씨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생산된 재생 원사(리젠제주)는 친환경 스타트업 플리츠마마의 가방, 의류 등을 만드는 데 활용되는데, 관련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개발공사는 올해만 9월까지 제주에서 90t의 페트병을 수거했다.
글로벌 브랜드 기반 확립은 김 사장의 또 다른 전략 과제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수출 물량 7684t을 2023년까지 중국, 미국 등으로 확대해 1만 t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올해 7월에는 중국에 45t의 삼다수를 수출하며 2년 만에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김 사장은 ‘세계의 재난재해 현장에는 반드시 제주 삼다수가 있다’는 전략을 수출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지진, 태풍, 화재 등 각종 재난재해 현장에 삼다수를 지원하고 있다”며 “생수를 선택해 마실 수 없는 환경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삼다수를 맛보면 이후에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생수 품귀 현상이 벌어진 미국 괌, 사이판 등에 삼다수를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성과도 나고 있다. 사이판의 삼다수 점유율은 50%에 육박한다.
김 사장은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을 위한 방안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오랜 고민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품질 강화였다. 그는 “MZ세대의 생수 소비는 결국 ‘좋은 물’을 마시는 데 집중될 것”이라며 “친환경 생산 과정을 거쳐 자연의 맛을 그대로 간직한 삼다수의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MZ세대의 가치 소비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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