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품으로…두산, 구조조정 일단락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0일 17시 45분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이 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계 국내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계획대로 성사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기존의 현대건설기계를 양대 축으로 한 글로벌 10위권 건설기계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긴급 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약속한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조정도 이번을 끝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중공업, 세계 10위권 건설기계 기업

두산중공업은 10일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를 파는 본입찰을 진행했을 때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그룹이 참여했다.

건설기계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기계가 국내·외 시장 점유율에서 덩치가 더 큰 두산인프라코어와 한 몸이 되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사업, 엔진 사업을 갖고 있다. 엔진 사업이 없는 현대건설기계로서는 굴삭기 엔진 등에서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장점을 살려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인력과 연구개발(R&D) 역량, 특허 및 글로벌 네트워킹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던 두산밥캣과 분리, 매각되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0위권 정도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만큼 본계약 체결까지 성실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두산, 사업구조조정 일단락

두산그룹은 이번 매각이 종료되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약속했던 자구안을 계획대로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4월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3조6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올해 안에 자산매각 등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확보하고 1조 원 이상의 차입금을 상환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두산그룹은 8월에 강원 홍천군 클럽모우CC 골프장을 매각한 대금으로 차입금 반환을 시작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 매각도 진행했다. 최근엔 두산중공업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가장 큰 숙제였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까지 연내에 마무리 지으면 채권단에 약속한 이행안을 초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은 80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6월 그룹 전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정부의 관심과 채권단의 지원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은 마련했지만 금전적인 부채를 넘어 사회적인 부채를 지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기업을 조기에 정상화함으로써 사회적인 부채도 빨리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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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20-12-11 00:41:51

    두산은 참 늘 바쁘게 산다. 사명이 도산같다. 기업사냥꾼처럼 매번 남의 회사를 헐값에 사서 비싸게 넘기는거야? 아니면 잘 해보려는데, 늘 실력이 없어 망해서 맨날 팔아치우기 바쁜거냐?

  • 2020-12-10 23:25:32

    '1000 개 짜리 '퍼즐' 500 번 끼워맞추는 거 '밥캣'으로도 되고 앞으로 '스핀오프' 해 즐겁게 살자?' 구조 조정이 그렇죠. 다행히 전염병 때문에 'STX' 부도처럼 중국인들이 빚 갚으라며 '크레인'부터 선박, 자동차, 집기 다 뜯어갈 정도 아니어서 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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