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최종 성사땐 엔진사업 보완… 글로벌 시장 공략 시너지 효과
두산그룹, 사업구조조정 일단락… 자구안 연내 초과 달성할 듯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이 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계 국내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계획대로 성사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와 기존의 현대건설기계를 양대 축으로 한 글로벌 10위권 건설기계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긴급 자금을 수혈받으면서 약속한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조정도 이번을 끝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중공업, 세계 10위권 건설기계 기업
두산중공업은 10일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이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를 파는 본입찰을 진행했을 때 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유진그룹이 참여했다.
건설기계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기계가 국내외 시장 점유율에서 덩치가 더 큰 두산인프라코어와 한 몸이 되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사업, 엔진 사업을 갖고 있다. 엔진 사업이 없는 현대건설기계로서는 굴착기 엔진 등에서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장점을 살려 해외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인력과 연구개발(R&D) 역량, 특허 및 글로벌 네트워킹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던 두산밥캣과 분리, 매각되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0위권 정도로 예상된다.
○ 두산, 사업 구조조정 일단락
두산그룹은 이번 매각이 종료되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약속했던 자구안을 계획대로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4월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3조6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올해 안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확보하고 1조 원 이상의 차입금을 상환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두산그룹은 8월에 강원 홍천군 클럽모우CC 골프장을 매각한 대금으로 차입금 반환을 시작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 매각도 진행했다. 최근엔 두산중공업이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가장 큰 숙제였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까지 연내에 마무리 지으면 채권단에 약속한 이행안을 초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은 80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밥캣은 투자회사 형태로 남아서 두산중공업의 자회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6월 그룹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정부의 관심과 채권단의 지원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은 마련했지만 금전적 부채를 넘어 사회적 부채를 지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기업을 조기에 정상화함으로써 사회적 부채도 빨리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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