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00선 일등 공신은 동학개미…지금부터가 중요”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15일 18시 00분


(사진제공=한국거래소)© 뉴스1
(사진제공=한국거래소)© 뉴스1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올 한해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일등 공신으로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장기투자와 분산투자가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이같은 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와 자본시장이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코스피 최고치 경신, 현재와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 축사를 통해 “올해 주식시장은 유동성 증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추세적,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라며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공백을 메웠다”고 평가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도 “코로나19가 대유행을 시작한 3월까지만 하더라도 증시 전망이 밝지 않았으나 민생 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기업 유동성 공급 등 정부의 발빠른 조치로 주식시장은 신속한 반등에 성공했다”며 “개인투자자들은 동학개미로 불릴 만큼 강력한 매수세를 보여주며 증시 회복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이 사면 상투’라는 증시 속설이 있는데, 올해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팔았음에도 개인이 주가를 끌어올렸던 이례적인 해”라며 “올해는 바닥권인 1400선부터 주식을 산 스마트 머니가 유입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위력이 나타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경험상 폭락장이 오히려 재산 증식의 기회였다는 학습 효과와 0%대 초저금리 시대에서 더이상 예금만으로는 자산을 불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범 미래에셋대우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최근에는 외국인 순매수가 상승을 주도 하고 있지만 올해 코스피 상승 주역은 개인 투자자”라며 “코스피 신기록이라는 과실을 개인 투자자들이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올해 개인의 매수 금액이 90조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개인이 저점에서부터 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종목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성공적 한해였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과도하게 치우쳤던 예금과 보험의 자금이 자본시장 쪽으로 이동한 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식은 유동성이나 시장의 센티먼트, 통제가 불가능한 업다운 영역이 있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장기투자와 분산투자가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 개인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자본시장 플레이어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개인이 대형 우량주를 위주로 매수하면서 큰 폭의 이익을 냈는데, 현재 실물 경기와 주가의 괴리가 큰 시점에 놓여있고 고점에 대한 부담이 큰 게 현실”이라며 “지금부터가 중요한데, 개인이 어떻게 돈을 지키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노동의 가치보다 투자의 가치로 인해 부의 불평등이 나타나고 탐욕스럽게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의 원칙을 세우고 기간과 기대 수익률을 정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수익을 얻는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영석 원장은 “기업 경영자들이 거버넌스 측면에서 대주주 이익뿐 아니라 일반 주주들 이익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경영한다면 투자자들도 함께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며 “고객의 수익과 금융회사 수익이 함께 연결될 수 있는 기업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자본시장의 중요한 책임”이라고 밝혔다.

김학균 센터장도 “미국 증시가 2009년 이후 11년간 올랐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그 여파가 우리 시장에 올 수 있다”면서도 “밸류가 싸고 배당을 주는 주식이 (투자하기에) 나을 것이라고 보는데 ESG 등 투자에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