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식 육개장 끓인 최태원 SK회장…17년 전 약속 지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5일 18시 33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에 20~30년 몸담은 직원들을 초대해 직접 요리한 수원식 육개장과 수육을 대접했다. 이 자리에서 17년 전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만나자”고 했던 직원과 한 약속도 지켜 주목을 받았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SK그룹의 사내방송 프로그램 ‘행복정담’에 20여 분 출연했다. 이 방송에서 최 회장은 요리사 복장을 하고, SK 집안에 내려오는 수원식 육개장을 직접 끓인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 SK에 20~30년간 근속한 직원 6명을 초대해 직접 만든 ‘한식코스’를 대접했다.

최 회장이 준비한 수원식 육개장은 미리 양념해둔 고기를 육수에 넣어 간을 맞추는 방법으로 끓이는 육개장이다. 경기도 수원시는 SK그룹의 모태인 선경방직 공장이 있던 곳이다. 디저트로 최 회장이 선택한 밤은 부친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경기 이천시 이천연수원 옆에 심어둔 밤나무에서 수확한 것이다.

식사를 함께한 이들은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에서 장기 근속한 전현직 직원들이었다. SK이노베이션 노조위원장을 지냈다는 한 직원은 위원장 임기 중이던 2003년 최 회장에게 힘내라는 편지를 보냈던 사연을 소개했다. 2003년은 SK에 소버린 사태가 벌어졌던 해다. 최 회장은 이에 “울산에서 소주병을 기울이며 머리를 맞대고 회사와 가족을 위한 대담의 시간을 갖자”며 뜻밖의 답장을 전했다. 이후 17년 만에 직원과의 ‘대담’ 약속이 지켜진 것이다. 또 20년 넘게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사옥 구내식당에서 일한 셰프도 있었다.

최 회장은 요리를 하며 “임직원들이 고생하고 노력해줘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앞서 최 회장은 7월 사내방송에서 ‘라면 먹방’을 보이기도 했다. 임직원들과 소탈하게 소통함으로써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뿌리내리려 한다는 분석이다.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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