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그린수소 승부수… 5년간 2조8000억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2일 03시 00분


한화솔루션, 1조2000억 유상증자 결의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및 그린수소 사업에 5년 동안 2조8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글로벌 ‘종합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다. 내년부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내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집중 공략해 2025년까지 매출 21조 원, 영업이익 2조3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해 잠정 실적치(매출 약 8조9500억 원, 영업이익 약 6900억 원)의 각각 2.3배, 3.3배에 이르는 수치다.

한화솔루션은 21일 이사회를 열고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및 그린수소 사업의 선제적 투자에 쓰일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 19일, 주주 청약일은 2월 24, 25일이다. 유상증자 대금 중 1조 원은 태양광 차세대 제품 개발 및 생산 등에 사용하고, 2000억 원은 수소 생산, 저장, 유통 관련 기술 개발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이 차세대 태양광 소재 관련 연구개발(R&D) 등에 1조 원을 집중 투자하는 것은 태양광 모듈 제조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생존 싸움’을 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다.

태양광 산업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이를 녹여 만드는 잉곳, 얇은 판 형태인 웨이퍼, 태양전지인 셀, 셀을 모아 만드는 모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등 주요 소재 관련 시장은 저가 공세를 벌이는 중국 기업이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실제 폴리실리콘의 경우 국내 최대 생산업체인 OCI와 한화솔루션이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 밀려 사업을 접었고, 잉곳과 웨이퍼도 대부분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셀은 ‘태양광 기술의 집약체’로 불리며 그나마 중국과 기술 격차가 아직 남아있는 시장”이라며 “한화솔루션은 기존 셀 대비 태양광 효율이 높아 ‘차세대 셀’로 불리는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태양광 소재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을 생산, 판매하는 단순한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기반의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상증자 대금 중 2000억 원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투자한다.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의 저장 및 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 사업,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는 이날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역시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10년 이상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홍석호 기자
#한화솔루션#그린수소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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