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의 마지막 카드…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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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3일 10시 18분


2020.12.22/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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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맹렬하게 번져나가면서 국내 경기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집중적으로 살피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만큼은 피하려는 모습이다. 3단계에서 국민 대부분의 외출 금지가 권고되고,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생산업 일부가 중단돼 사회·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탓이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이 내년 1분기 대규모 봉쇄조치(록다운)를 취할 정도로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지는 않을 것이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69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수가 1000명 이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감염재생산지수(1.2)를 고려하면 일일 확진자는 다음주 언제든 1000~1200명으로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4일 오전 0시부터 2021년 1월3일 밤 12시까지 5인 이상 집합금지 및 다중이용시설 출입이 제한되는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을 전국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국내 3차 유행은 이미 2~3월 1차 대유행을 크게 뛰어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해외 경제기관들 사이에선 이번 3차 대유행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우리나라가 내년 1분기 4주간 ‘록다운’ 조치를 취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했다. 아울러 이러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국의 중앙은행이 (현행 0.50%인 기준금리를) 2021년 1분기에 0.25%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실제 우리나라 안팎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 역시 지난 9월 세계전망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0.25%p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은 입장에선 기준금리를 0.25%로 내릴 경우 우리 경제에 몰아칠 후폭풍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저금리를 동력 삼아 한껏 부풀어오른 주식·부동산 등의 자산시장에 추가 금리인하가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에 국내 전문가들은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보다는 다른 완화적 통화정책 수단을 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를 내리게 되면 자산시장이 뜨거워지고 금융불안이 야기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금리 인하 여지는 없다고 본다”며 “물론 미국이 기준금리를 더 낮춘다면 한은도 하향조정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썬 미국도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공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AIT) 도입을 두고 “당장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지침)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산가격 거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윤 연구원은 “내년에도 경제성장률이 올해에 버금갈정도로 낮을 경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며 “그러나 현재로썬 한은이 금리인하보다는 국채 단순매입을 확대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아도 한은이 택할 수 있는 다른 통화정책 완화 수단이 남아 있다”며 “국채매입을 확대하거나 정례화하는 방식도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에서 더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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