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생산 능력 51%까지 개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4일 03시 00분


삼성전자
삼성 혁신 노하우로 상생 실천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세우고 보건용품 제조기업 우선 지원
4개 기업에 전문가 50명 투입… 생산-포장-이송 전 과정 개선

진단키트 업체 솔젠트 직원이 자동화 기기를 사용해 진단 시약 용기 마개를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진단키트 업체 솔젠트 직원이 자동화 기기를 사용해 진단 시약 용기 마개를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대전에 위치한 마스크 제조 중소기업 레스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던 올해 초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밤새 공장을 돌렸지만 생산량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생산부터 포장, 물류까지 전 과정에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레스텍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7명의 제조 전문가를 레스텍에 급파해 생산부터 포장, 물류까지 전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생산성을 높였다. 삼성전자 제조 전문가들은 현장을 직접 찾아 마스크 제조 공정 중 포장 작업과 제조연월일 인쇄 작업이 분리돼 있어 인력과 작업 측면에서 비효율이 크게 발생됐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들 중 설비 엔지니어들이 장비들의 센서를 개선해 두 공정이 하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당시 레스텍은 마스크 외관 형상을 찍어내는 금형을 중국에 발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금형 제작에 1개월 이상 걸리고 그마저도 수급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광주의 정밀금형개발센터를 통해 7일 만에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다. 또 국내 금형전문기업을 소개해줘 이후에도 레스텍이 자체적으로 금형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대전의 마스크 제조기업 ‘레스텍’에서 박나원 공장장(오른쪽)과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권오창 멘토(왼쪽)가 마스크 본체와 귀끈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대전의 마스크 제조기업 ‘레스텍’에서 박나원 공장장(오른쪽)과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권오창 멘토(왼쪽)가 마스크 본체와 귀끈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밖에도 물류 동선을 최적화 해주고, 포장과 원자재 완제품 이송 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작업대와 대차 등을 제작해 현장에 투입했다”며 “이같이 다양한 개선 활동을 통해 레스텍은 기존 일일 13만 장 생산능력이 12월 현재 일일 35만장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통해 마스크, 진단키트, 손소독제 등 보건용품 제조기업을 패스트 트랙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마스크 기업 4개사에 50여 명의 전문가를 지원해 신규 설비 세팅, 노후설비 재가동, 기존 설비 순간정지 최소화와 공정별 작업대 및 이동대차 등 삼성의 혁신노하우들을 마스크 공정에 접목했고, 이들의 생산능력을 51% 개선했다. 또 필터 공급이 부족한 기업은 삼성의 네트워킹을 활용해 신규 필터공급처와 연결해줬고, 해외에 의존하던 금형제작 또한 삼성 금형노하우를 활용해 해외에서 한달 이상 걸리던 제작 기간을 7일 만에 끝내기도 했다.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코젠바이오텍도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았다. 5월부터 삼성전자 전문가 16명과 함께 총 40개의 과제를 발굴해 8월 말까지 개선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생산 과정이 개선되면서 제품 생산성이 주당 5600키트에서 1만 키트로 79% 향상됐다. 그동안 하나하나 막대를 이용해 손으로 눌러서 진행한 캐핑(마개 봉인) 작업에 전문 기계를 도입해 한 번에 수십 개를 캐핑할 수 있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포장재 사이즈를 축소해 포장재 원가를 64% 감소시켰고,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냉장고 온도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는 등 현장에서의 낭비 요인들을 제거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추진해오던 스마트공장 사업을 2018년부터 5년간 중소·중견기업에 필요한 종합지원 활동으로 발전시켜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2018년 8월 삼성이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매년 각각 100억 원씩 5년간 총 1000억원을 조성해 2500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지원기업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국내외 바이어 발굴 매칭, 글로벌 홍보방송,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중소기업 역량강화에 5년간 총 1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와 협력해 삼성전자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제조현장 혁신, 환경안전 개선, 제조운영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판로 개척, 인력 양성, 기술 확보까지 지속성장 가능체계를 구축해주는 종합지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2월 정기 조직 개편에서 ‘스마트공장지원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스마트공장지원센터는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2015년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만든 ‘스마트공장 지원 TF’를 한층 격상시킨 것이다. 센터장에는 글로벌 최고 제조 및 품질 전문가로 통하는 김종호 전 글로벌품질혁신실장(사장급)을 임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조현장 혁신, 공장운영시스템, 제조자동화 등 총 200여 명의 전문가를 선발해 스마트공장 지원기업의 제조 현장에 상주 또는 상시 방문해 삼성전자의 제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이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일반 중소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을 확대하고, 제조 현장 혁신을 통해 기업문화를 개선하며, 중소기업 혁신 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2015년 120개 중소·중견기업을 시작으로 5년간 총 2157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사회공헌#사회#복지#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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