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수 선방… 내년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5일 03시 00분


자동차산업 올해 실적과 내년 전망
올해 5社 신차 판매 6% 증가
수출 부진… 전체판매량 9% 줄어
현대기아-외국계3社 양극화 심화
수입차업계, 전기차 공세 거세질듯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유례없는 세계적 불황 속에서도 내수판매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은 현대자동차그룹(현대, 기아)과 외국계 3사(한국GM, 르노삼성, 쌍용)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수입차의 국내 시장 공세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2020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1년 전망’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의 올해 신차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6.1% 증가해 역대 최대인 191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출은 지난해보다 20.7% 줄어든 190만여 대에 그쳤다. 수출과 내수를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420만 대)보다 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내수시장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1∼6월)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 비중이 49%에 달했다. 완성차 5사의 내수와 수출 비중은 통상적으로 4 대 6이다.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과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연이은 신차 출시도 내수 실적을 견인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제네시스의 GV80와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선전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와 외국계 3사의 실적 양극화는 올해 크게 심화됐다.

현대·기아차는 1∼11월 판매 감소폭이 전년 대비 11.2%였던 반면 외국계 3사는 22.5%나 급감했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이후 일감을 확보하지 못해 같은 기간 판매 감소율이 33.2%에 달했다. 21일 11년 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차는 유일하게 내수와 수출 모두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이며 판매 실적이 19.3% 쪼그라들었고, 한국GM도 15% 감소했다. 외국계 3사의 실적 개선은 내년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등 신차 출시 계획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어지면서 해외 생산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수입차 업계의 내수시장 공세는 한층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를 앞세운 파상공격이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미 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내수 시장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차에 우호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업체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중소기업까지 일괄 적용돼 업계 전반에 노사 갈등과 경영난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년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가 올해보다 4.4% 줄어든 182만 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자동차산업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규제 강화와 노사 갈등, 환율 하락 등의 변수가 있어 시련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현대기아차#내수#전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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