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값 들썩… 상승세, 지방서 다시 서울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5일 03시 00분


부산-울산 등 규제지역 지정후 주춤
서울, 5개월만에 가장 큰폭 상승
강남권 아파트 잇단 최고가 거래

한동안 진정됐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규제로 서울에서 경기나 인천, 지방으로 옮겨 붙었던 주택 매수세가 전국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며 다시 서울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1일 조사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였던 전주와 같은 0.29%였다. 이는 17일 국토교통부가 전국 37곳을 무더기로 규제지역으로 지정한 뒤 처음 나온 주간 통계다.

지방 아파트값은 전주(0.38%)보다 0.01%포인트 낮은 0.37% 올랐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부산 울산 등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규제지역 지정 이후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값은 반대로 움직였다. 서울 아파트값은 0.05% 올라 전주(0.04%)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7월 셋째 주(0.06%)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7월은 패닉바잉이 이어지며 올해 서울 아파트값 월간 상승률이 최고였던 때다.

서울 상승세는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가 주도했다. 송파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 0.08%에서 이번 주 0.1%로, 서초구는 0.06%에서 0.09%로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강남구(0.08%)와 강동구(0.07%) 역시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송파구는 가락 잠실 방이동 등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와 위례신도시 위주로, 서초구는 방배 서초동 중저가 단지, 강남구는 압구정동 재건축 진척 단지 중심으로 각각 집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최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면적 134m²는 이달 18일 역대 가장 비싼 31억 원에 팔렸다. 이 단지의 6개 평형 중 4개 평형에서 최근 1개월 이내 최고가 거래가 나왔다.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전용 183m² 역시 이달 15일 종전 최고가보다 2억6000만 원 오른 49억 원에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는 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와 풍부한 유동성에 규제지역 추가 지정 여파가 더해진 결과다. 전국 주요 지역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며 매수세가 강남권 등 서울 핵심 지역으로 다시 몰리고 있는 것. 전세대란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돌아선 것도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똘똘한 한 채’ 선호도가 큰 강남은 한동안 가격 상승이 주춤했기 때문에 앞으로 오를 여지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0.2%)보다 0.22% 올라 상승 폭을 키웠다. 지난달 규제지역 지정을 피한 뒤 주간 상승률이 1%를 넘었던 경기 파주시는 17일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며 상승률이 0.98%로 둔화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3%, 서울은 0.14% 올라 전주와 동일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정순구 기자
#강남#아파트값#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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