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우리 경제는 ‘영끌’에 ‘빚투’와 ‘동학개미’까지, 사회를 뜨겁게 달군 신조어들을 많이도 만들어냈다.
연초에는 마스크 대란으로 ‘금스크’(金+스크)가 탄생하며 사상 초유의 공적 마스크 제도가 실시됐다.
하반기에는 최악의 부동산 불안과 전세난이 겹치면서 2030 젊은층이 빚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집을 사들였다.
안정돼야 할 방역과 주거가 불안에 빠지자, 국민들이 자조적인 신조어를 만들며 너도나도 씁쓸해 한 것이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스스로를 ‘동학개미’라고 부른 것 또한 결코 장난이 아니었다.
이는 개인의 주식 필패(必敗) 신화를 깨겠다는 의지와 함께, 외인·기관 사이에서 매번 휘둘려야 했던 개미들이 앞으론 증시를 흔들림 없이 떠받치고야 말겠다는 결연함이 뒷받침된 단어였다.
경제학자 7인이 뽑은 2020년 경제뉴스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를 뒤돌아봤다. 올해 10대 경제뉴스 선정에는 올해 10대 경제뉴스 선정에는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가나다 순) 등이 참여했다.
◇‘영끌’의 탄생…사상 초유 전세대란
올해는 젊은 2030세대의 부동산 매수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그 배경에는 1년 내내 역대 최악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부동산 시장이 있었다.
정부는 올들어 무려 7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연이은 고강도 규제에 매번 풍선효과가 발생했고,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반기에는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는 전세 대란까지 벌어졌다.
젊은층 사이에선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했다. 이들은 저금리로 넘쳐난 시중 유동자금을 활용해 ‘영끌’ 또는 ‘막차 타기’에 나섰다. 세간에선 이를 두고 ‘패닉바잉’(공황구매)이라 칭하기도 했다.
◇마스크 대란…가슴 졸인 ‘금스크·사재기’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우리나라를 덮친 3월, 마스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너도나도 마스크 쟁이기에 나서면서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조차 마스크를 찾기 어려운 품절 대란이 일었다.
국내 마스크 물량이 부족한 내막에는 일부 비양심 업체와 주변국의 ‘사재기’가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불안해진 국민은 대책을 주문했다. 정부는 특단의 조치로서 1인당 2장씩 정해진 요일에 맞춰 마스크를 구매토록 하는 공적 마스크 제도를 도입했다.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은 매주 신분증을 소지한 채 약국 앞에 긴 줄을 늘어섰다. 이런 진풍경은 거의 한 달간 이어졌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마스크 품귀가 충분히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동학개미의 힘’ 증시 호황…빚투 논란도
2020년은 우리 사회에 ‘동학’이 되살아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중 유동성이 사상 최대로 공급되자, 개인은 예적금을 대신할 투자처를 찾기 위해 주식 시장에 몰렸다.
특히 자산 형성 길이 막힌 젊은층이 주식에 열을 올리면서 ‘동학개미(운동)’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하반기에 접어들며 동학개미는 국내 증시를 움직이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밖에 정부에도 영향력을 행사, 금융투자세 도입 방안 등 다수의 투자 관련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
반면 증시 강세에 편승하고자 무리하게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가 횡행하는 등 그림자도 뚜렷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동학개미 덕분에 강세장을 유지했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주식을 팔아치웠던 개미들이 올해는 반대로 12월에도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덕분에 코스피는 연말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갈아치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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