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영업이 중단된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내년 1월 초부터 임차료를 포함해 최대 300만 원의 3차 재난지원금이 현금으로 지급된다.
당정청은 27일 고위당정청협의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피해 국민을 두텁게 도와드리기 위해 1월 집행할 재난지원금에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지원해야 한다”며 “임대료 지원도 법제화와 별도로 이번 피해지원금에 넣어 실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겐 100만 원의 피해지원금을 일괄지급하고 집합제한 업종엔 100만 원, 집합금지 업종엔 20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임차료를 낮춰주는 임대인에 대해선 세액공제율을 현행 50%에서 70%로 높여 임대료 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 3차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 규모는 580만 명 선으로 5조 원 안팎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1월 안에 현금성 지급을 완료한다는 목표”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소상공인에 100만~300만원 내달 지급▼
당정청이 내년 1월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 291만 명에게 임차료를 포함해 최대 3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고강도 방역 대책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책이 국가 재정 측면에선 부담스러운 규모지만 개별 업주들의 경영난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27일 당정청은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고용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9월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2차 지원금은 △집합금지 업종 200만 원 △집합제한 업종 150만 원 △매출이 감소한 일반업종(연매출 4억 원 이하) 100만 원 등이었다. 내년 1월 초 지급되는 3차 지원금은 일반업종은 100만 원을 유지하되 집합금지 업종은 300만 원, 집합제한 업종은 2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소상공인 임대료 경감 대책을 주문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여당은 임대료 강제 인하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 재정으로 임차료를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본인이 소유한 점포에서 영업하는 자영업자도 집합금지, 제한 업종에 포함되면 늘어난 지원금을 받는다.
수도권에서 시행 중인 거리 두기 2.5단계에 따라 유흥주점 노래방 실내체육시설 등이 집합금지 업종에, 식당 카페 PC방 독서실 등이 집합제한 업종에 해당된다. 2차 재난지원금을 받은 291만 명이 이번에도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정청은 임대료를 자발적으로 낮춘 ‘착한 임대인’에게 주는 세제 혜택도 늘리기로 했다. 상가 건물주가 임차인인 소상공인의 임차료를 깎아주면 인하액의 50%를 소득·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해주는데 이를 7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 근로자와 프리랜서에게 50만 원이 지급된다. 2차 지원금 때처럼 별도 신청 없이 기존에 지원받았던 사람들이 해당된다. 초등학생 등을 키우는 가구에 돌봄지원비를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3차 지원금 지원 대상은 소상공인·자영업자 291만 명을 포함해 5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정청은 내년 1월 중 지원금 지급을 끝낼 방침이다.
임차료 명목의 지원이 늘면서 3차 재난지원금 총규모는 당초 예상한 3조 원을 뛰어넘는 5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원은 내년 예산으로 편성된 3조 원에 2차 지원금으로 다 쓰지 못한 5000억 원, 예비비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정부는 29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3차 지원금 지급 기준과 규모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지원금도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피해의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파산 위기에서 벗어날 만큼 충분치는 않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1차(14조3000억 원), 2차(7조8000억 원) 지원금 지급 때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탓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재 지원금 규모가 더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완규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소상공인 피해가 크기 때문에 지원이 불가피하지만 재정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마다 지원금을 주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정부가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다 놓치고 있다”고 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송충현 /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