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 엔진룸 없어지고 내부공간 넓어져
현대 ‘아이오닉5’ 기아 ‘CV’ 출시, 쌍용차 준중형SUV ‘E100’ 선보여
벤츠 ‘EQS’ 등 수입차들도 공세
‘미래차 주도권’ 치열한 마케팅 예고
“내년이 진짜 전기차 시대다. 기존에는 없던 전기차들이 대거 출시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한 자동차 업체 임원이 2021년 자동차 시장을 전망하며 한 말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년간 연구한 결과가 집대성된 신형 전기차들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내년이야말로 전기차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시험용 전기차 수준이 아닌, 업체마다 미래를 걸고 만든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시장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수록기업 간 전기차 기술과 품질 격차가 점점 벌어져 따라잡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만 전기차 10만 대를 추가로 보급해 국내 누적 전기차 대수를 23만 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시장 공략을 위한 비장의 무기를 속속 준비 중이다.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준비한 무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전기차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내연기관 플랫폼에 배터리만 넣은 기존 전기차와 달리 말 그대로 전기차만을 위해 개발된 플랫폼이다.
가장 큰 특징은 엔진룸이 없어지고 차량 바닥이 평평해 내부 공간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만드는 데 그리 복잡한 구조가 아니라 시장 요구에 맞춰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전기차를 준비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 기능 등 각종 미래 자동차 기술을 넣기도 쉬워 소비자들이 자동차 기술 변화를 지금보다 훨씬 극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21년을 ‘전기차 도약 원년’으로 정했다. 첫 작품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를 내놓는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아이오닉5에 대해 “휑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공간이 넓다. 차원이 다르다”고까지 말한다.
E-GMP는 한 번 충전하면 국내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 이내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수년간의 연구로 내놓는 아이오닉5의 성공이 매우 중요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성공은 그룹의 미래차 성공 가늠자다”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E-GMP를 적용한 ‘CV’(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제네시스 브랜드로는 신형 전기차 ‘JW’(프로젝트명), G80의 파생형 전기차 등을 출시하면서 럭셔리 친환경차 이미지 구축에 나선다. 쌍용차는 첫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100’을 내년 상반기(1∼6월) 출시한다. 한국GM은 볼트 EV의 부분 변경 모델을 선보인다.
수입차 업체의 공세도 거세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공식 출시한 순수 전기차 브랜드 EQ 후속으로 순수 전기차 ‘EQA’와 ‘EQS’를 국내에 선보인다. 이 중 EQS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첫 모델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은 ‘폭스바겐 ID.4’와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55’ 등 국내에 선보일 전기차 모델 2종을 최근 공개했다. 폭스바겐 ID.4는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 모델이다. 전기차 리더를 자처하는 테슬라는 전기 SUV ‘모델Y’를 내년에 출시한다.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위한 마케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곳도 있다. 밀리면 끝난다는 각오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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