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러 마트? 난 편의점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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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 생필품 공급 강화 나서
마트 담당하던 장보기 플랫폼 대체
이마트24 냉동육 매출 296%↑… 내달 한달간 먹거리 등 할인 행사
GS25-CU도 쌀-식재료 등 판매

편의점들이 생필품 및 식재료 공급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이
이마트24의 한 매장에서 과일, 채소 판매 코너에 비치된 상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편의점들이 생필품 및 식재료 공급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이 이마트24의 한 매장에서 과일, 채소 판매 코너에 비치된 상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편의점들이 정육과 채소 과일 등 ‘생필품 공급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대형마트가 담당하고 있던 ‘장보기’ 플랫폼을 대체하겠다는 의도다. 장기적으로는 편의점에서 장 보는 문화를 정착시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에서 올해 들어 이달 23일까지 세제, 휴지, 화장품 등 주요 생필품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6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정육, 채소, 과일 등 식재료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마트24가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 냉동육 매출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동기 대비 2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품목들은 지난해에도 2018년 대비 79% 증가했는데, 올해는 4배 가까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상권별 냉동육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주택가가 65.8%의 압도적인 매출 비중을 나타냈다.

편의점 채소, 과일도 인기다. 이마트24는 올해 2월 농협경제지주와 우리농산물 및 신선식품 상품 경쟁력 강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채소와 과일 상품 품목을 강화했다. 먼저 채소의 경우 대파, 깐마늘, 양파, 감자 등 필수 채소와 더불어 시금치, 깻잎, 상추, 부추, 근대, 당근 등까지 품목을 늘렸다. 과일 역시 기존 상시 운영상품인 바나나, 사과 외에 제출 과일용으로 딸기, 토마토, 방울토마토, 참외 등으로 다양화했다. 매장 배치 과정에서도 신선식품 코너를 따로 만들어 고객들이 손쉽게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관련 매출은 20% 이상씩 늘었다.

이마트24는 농협경제지주와 업무협약을 맺고 냉동육 등 정육상품 품목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농협경제지주와 업무협약을 맺고 냉동육 등 정육상품 품목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반면 기존 편의점 인기 상품인 가공유, 흰우유를 비롯한 소용량 음료, 일반아이스크림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이용하는 행태 자체가 변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마트24는 내년 1월 한 달간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편의점의 ‘마트 대체재’ 역할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행사 상품은 1930종으로 이 중 70%가 가정간편식(HMR)이나 주요 생필품이다. 행사 기간 컵밥, 찌개, 샐러드 등 다양한 생활 먹거리를 비롯해 위생용품, 생활용품 등 모든 상품군의 생필품을 다양한 할인 행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편의점 업체들도 장보기 플랫폼 준비에 한창이다. GS25는 연말까지 달걀, 쌀 등 생필품을 할인 판매하고 기존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상품을 할인하는 등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CU는 올해 초 코로나19 유행 당시 수요가 늘었던 쌀을 포함한 양곡 매출, 식재료, 조미 소스류 등을 확보해 판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장보기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편의점 업계의 다양한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편의점#생필품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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