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최고가 2,873 올해 마감…삼성전자 8만 원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0일 16시 29분


‘국민 주식’으로 떠오른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처음 8만 원 고지를 밟으며 ‘8만전자’ 시대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뜨겁게 달아올랐던 주식시장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도 1.8%대의 상승률을 보이며 사상 최고치로 한 해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2.96포인트(1.88%) 상승한 2,873.47에 마감됐다. 24일 종가 기준으로 2,800 선을 처음 돌파한 이후 4일 연속 최고치를 다시 쓰며 내년 3,000선 돌파에 도전하게 됐다. 지난해 말(2197.67)과 비교해 올 한해 30.75% 오른 셈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증시를 덮쳤던 올 3월 1,457.64까지 추락했던 코스피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빠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11월 들어 역사상 처음으로 2,700선을 넘어선 이후 한달 반 만에 다시 1000포인트 넘게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전날에 비해 11.01(1.15%) 오른 968.42으로 장을 마치며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3.45% 오른 8만10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처음 8만 원을 넘어서며 내년 ‘9만전자’ 시대에 도전하게 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4일 처음으로 7만 원을 돌파한 지 한 달도 안 돼 1만 원 넘게 올랐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크게 출렁였던 올 3월 4만23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9월여 만에 91%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데다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가세하면서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8조9669억 원어치 사들였다. 이는 국내 상장기업 중 가장 많은 순매수액이다. 개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도 삼성전자 우선주(5조7174억 원)로 두 종목 합치면 14조6843억 원의 순매수액을 보였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9만 원까지 올려 잡았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이미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3,000선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주식시장 강세를 반영해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3,100으로 올려 잡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순이익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15조 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예상보다 빠른 백신 보급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앞당기고 있고 달러 약세 추세 강화는 내수 업종의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약세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다.

주식시장의 상승 속에서 올해 초 30조 원 규모였던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주식계좌도 560만개 넘게 새로 만들어지면서 모두 3500만 개를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가 더 큰 축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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