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0%대? 밥상물가는 9%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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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31일 13시 53분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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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05.42로 1년 전보다 0.5%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0.4% 상승한 데 이어 2년 연속 0%대 상승이다.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0%대를 나타낸 건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낮은 물가에 대해 통계청은 코로나19 경기침체로 전반적으로 소비자가 줄고 석유류, 통신비 등이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전반적인 소비자물가지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른바 ‘밥상물가’라는 돼지고기 배추 양파 고등어 같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9.2%나 뛰었다. 2011년 6.7% 이후 최고치다. 특히 채소가격은 1년 전보다 15.2% 올라 2016년 16.9% 이후 4년 만에 최대로 상승했다.

가계 지출 중 높은 금액 비율을 차지하는 집세도 많이 올랐다. 전세는 0.3%, 월세는 0.1% 올랐다. 12월만 보면 집세는 0.7% 올라 5월부터 8개월째 올랐고 전세도 0.9% 올라 8개월째 상승했다. 올해 집세 상승폭 0.2%는 2018년 0.6%이후 최대다.

서울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국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일 정도로 올해 집값은 폭등했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 주(0.23%) 대비 0.04%포인트 높은 0.27%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대구·울산·대전·광주 등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 상승률 역시 0.50%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한편 2년 연속 0%대 소비자물가에 대해 한국은행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 5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낮춘 이후 현재까지 계속 유지하고 있다. 한은이 저금리로 돈 풀기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해 물가안정목표를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2%’로 정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 목표에 근접하도록 통화 신용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저금리만으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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