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2년연속 0%대… ‘밥상 물가’는 6.7%나 뛰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일 03시 00분


“코로나 확산에 공공지원 늘어”
농축수산물 9년만에 최대폭 상승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0%대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정부가 공공서비스 지원을 늘리며 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육류와 채소 등 농축수산물 가격은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밥상 물가’ 부담은 커졌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31일 내놓은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0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로 1년 전과 비교해 0.5% 상승했다. 2019년(0.4%)에 이어 2년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0%대를 나타낸 건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5년 0.7%를 나타낸 뒤 3년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2019년 0%대로 주저앉았다.

2020년 서비스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0.3%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1.2% 올라 2012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집세는 연간 0.2% 증가했는데 전세가 0.3%, 월세가 0.1% 상승했다. 월간 상승률로는 지난해 12월 집세가 0.7% 올라 5월부터 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공공서비스는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원과 교육 분야 공공 지원이 맞물리며 1.9% 하락했다. 이는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낙폭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최근 관리물가 동향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2020년 1∼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관리물가 기여도가 ―0.35%포인트라고 밝혔다. 정부가 국민들의 생계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교육 의료 통신 관련 복지정책을 펴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내렸다는 지적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가 줄고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며 물가 상승 여력을 떨어뜨렸다”며 “고교 무상교육과 통신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의 정부 지원도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한편 0%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농축수산물 가격은 2011년(9.2%) 이후 최고인 6.7% 상승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양파 고등어 돼지고기 등 ‘밥상 물가’를 구성하는 품목들이 10∼40%대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소비자물가#밥상 물가#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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