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 부담이 늘면서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취득세 등 각종 다주택자 세금 중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 일산서구 탄현동의 약 720채 규모 A아파트는 지난해 11∼12월 총 38건이 거래됐다. 이 가운데 33건은 면적이 작은 전용 50.3m²에 집중됐다. 이 단지의 종전 한 달 거래량은 10건 미만에 그쳤다. 해당 평형의 고층 가구 공시가격도 9600만 원 선으로 1억 원을 넘지 않는다.
최근 집값이 들썩인 지방 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남 창원 성산구의 전용 50m² 미만의 소형 평형으로만 이뤄진 B아파트는 11월 이후 50건 이상 거래됐다. 500채 규모 단지의 10%가 두 달 새 주인이 바뀌었다.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8000만∼9000만 원 선이다.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저가 주택이 주목받는 것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7·10대책에서 기존 보유주택 수에 따라 최대 12%까지 취득세율을 높이기로 했지만, 1억 원 미만 저가 주택은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해 기본 취득세율(1.1%)을 적용하도록 했다. 또 서울과 경기, 인천, 세종,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기준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쏠림 현상’으로 저렴한 주거를 원하는 지역 실수요자들이 애꿎은 피해를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월 초까지만 해도 1억4000∼1억5000만 원 선이었던 일산 A아파트의 경우 12월 1억7000만∼1억8000만 원까지로 가격이 뛰었다. 창원 B아파트는 9, 10월까지 1억 원 후반대에 거래되다가 최근 2억 원 후반까지 오른 상태다. B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몰려 가격이 오르면서 당장 세입자들이 전월세 가격 상승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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