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인구 사상 첫 감소
지난해 출생 27만명 역대 최소
노인인구는 20년뒤 2배로 늘어…젊은이 1명이 노인 1명 부양할판
1인 가구는 900만 가구 첫 돌파
“주거-일자리 등 실질적 대책 필요”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가 사상 처음 2만여 명 줄어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결혼과 출산이 감소하면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추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실화된 인구 절벽과 급격한 고령화에 따라 이미 2%대로 떨어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더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인구 절벽으로 잠재성장률 타격
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등록자(출생자)는 역대 가장 적은 27만5815명이었다. 출생자 수는 2017년 40만 명대가 붕괴된 뒤 3년 만에 30만 명 선까지 무너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도 사상 최저인 0.8%대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혼인, 출산 여건이 상당히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충격이 가해져 저출산, 고령화 추세를 한층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3∼9월 혼인 건수는 11만8000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9%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민등록 인구에 국내 거주 외국인 등을 포함한 전체 인구도 2028년 정점(5194만2000명)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활동을 책임지는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이미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내국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579만 명에서 2040년 2703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생산연령인구 비중도 71.5%에서 55.6%로 쪼그라든다.
인구 감소로 노동력과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 기업 투자도 감소해 경제가 전방위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2020년대부터 잠재성장률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 경제 규모 축소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보건연구소(IHME)는 한국의 총인구가 2100년 2678만 명으로 2017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4위에서 20위로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 46년 뒤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 부양
생산인구는 감소하는데 노인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 사회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2040년 65세 이상 내국인은 현재의 2배 수준인 1666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할 노인 인구를 뜻하는 노년부양비도 2020년 21.7명에서 2040년 60.1명, 2067년 102.4명으로 증가한다. 46년 뒤 생산인구 1명이 노인인구 1명을 부양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유소년과 노인 부양비를 합친 총부양비가 50년간 3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201개국 가운데 부양비 부담이 2019년 193위에서 2067년 1위로 상승한다는 것이다. 또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가 증가한 곳은 경기, 세종, 제주, 강원, 충북 등 5곳에 불과했다. 1인 가구는 전체의 39.2%인 900만 가구로 증가했다.
이 같은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고용, 연금, 복지 제도 등 정부 정책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층의 일자리와 소득, 주거 불안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은퇴자의 재취업을 유도하고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주거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학령기와 생산연령, 고령층 등 연령대별 감소 영향을 분석해 실질적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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