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신용대출 ‘폭발’…당국 예의주시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8일 05시 59분


주식투자 등 신용대출 수요 연초부터 급증
배당 정책 결정 앞둔 은행, 당국 눈치볼 듯

연초부터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식투자 자금 수요 등 여러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5일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9927억원으로 이틀 간 약 3445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틀 만에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월 신용대출 증가액 한도 2조원의 17% 가량을 소진한 것이다. 억눌린 대출 수요가 연초 들어 분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마지막 영업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482억원이었다.

통상 1월은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하는 달은 아니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봄 이사철(3~5월)도 아닌데다, 대체로 기업들이 성과급을 지급해 개인들의 신용대출 수요가 다소 줄어드는 분위기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영향들이 겹쳐 지난해 1월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9조 수준으로 전달 대비 1조1316억원 가량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은행권은 이례적인 신용대출 급증 원인을 주식투자 자금 수요 및 억눌렸던 대출 수요 폭발로 분석하고 있다. 새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3조8000억원 가량을 주식을 쓸어담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열기가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높아진 신용대출 문턱으로 억눌렸던 대출 수요도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만 그간 줄였던 신용대출 한도를 소폭 완화한 수준이라 당분간 은행권의 신용대출 흐름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생활안정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신용대출을 무턱대고 조이다가는 탈이 날 수 있어서다. 되려 배당을 앞두고 있는 은행권이 당국의 눈치를 살피며 신용대출 관리 태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신용대출은 이사철에 일반적으로 늘어나고, 연초에 급증하는 경향이 있지는 않다”며 “최근 주식투자 수요가 늘고, 올 초 은행권의 신용대출 조이기 관련 조치들이 다소 풀리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지난해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한 기조는 이어지고 있는데다, 은행주의 배당주 정책도 조만간 정해질 것으로 보아 은행권이 알아서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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