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번째 상승폭 120P 폭등… 삼성전자 7%-현대차 19% 올라
전문가 “매수세 이어질지 지켜봐야”
8일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등하며 단숨에 3,100 선을 뚫고 올라선 건 1조 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의 매수세 덕분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을 집중 매수하며 그동안 동학개미들이 주도하던 ‘외끌이 장세’에 동력을 보탰다.
이날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코스피는 종가 기준 3,000 시대를 연 지 하루 만에 120.5포인트(3.97%) 폭등했다. 지난해 3월 24일(127.51포인트)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코스피 시가총액(2170조 원)은 최초로 2100조 원을 돌파했고, 거래대금(40조9094억 원)도 처음 40조 원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연간 24조 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코스피 상승장에서 비켜나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1조6478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외국인 순매수는 2011년 7월 8일(1조7200억 원) 이후 9년 반 만의 최대치이자 역대 2위 규모다. 이와 달리 기관과 개인은 각각 1조1480억 원, 5591억 원어치를 팔아 차익을 챙겼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선진국 증시로 몰려갔던 외국인 자금이 코로나19 충격에도 경기 회복 탄력성이 높은 한국, 대만 등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자금의 90%는 대형주에 쏠렸다. 이 여파로 코스피 시가총액 1∼16위 종목들이 모두 급등했다. 이들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6%였다. 외국인이 최대 규모(6052억 원)로 사들인 삼성전자는 7.12% 상승한 8만88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9만 원까지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8만 원을 넘어선 지 5거래일 만에 ‘9만전자’를 눈앞에 둔 것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530조 원)도 처음 500조 원을 넘겼다.
시총 2위의 SK하이닉스는 2.6% 상승해 처음으로 시총 100조 원을 넘겼다. 외국인이 1000억 원 넘게 사들인 네이버(7.77%) 카카오(7.83%)도 많이 올랐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산업구조가 반도체, 정보기술(IT) 등 미래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외국인이 시총 상위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새해 ‘삼천피(코스피 3,000)’ 상승장은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 돌아가며 견인하고 있다. 6일 한국의 동학개미들이 1조70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한 덕에 장중 3,000을 넘었고, 7일에는 기관이 1조 원 이상을 사들여 종가 3,000에 안착했다. 이날 보인 외국인의 사자 행진이 꾸준히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장기적 추세로 돌아섰는지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중국 주요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시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흥국 중 한국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는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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