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몰려드는 거대 자금, 도대체 어디서 오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1월 11일 11시 35분


신용대출, 정기예금, 부동산 중도금 등 다양

‘삼천피’ 시대를 연 코스피지수가 32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시중의 막대한 유동자금이 증시로 몰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장중 3200선을 돌파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오전 9시51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05포인트(2.06%) 오른 3217.23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72포인트(0.31%) 상승한 3161.90에 출발해 9시10분께 3230.72를 터치했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건 개인 투자자였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83억원, 1조3829억원어치씩 팔아치우는 동안 개인은 1조8587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코스피는 새해 첫 주에만 278.71포인트 뛰었다. 지난 4일 2944.45였던 코스피는 8일 3152.18로 마감해 한 주간 278.71포인트 올라 주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을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억9686억원 어치(11일 오전 기준)를 순매수했고, 이 중 삼성전자 주식(2조539억원 어치)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활황세를 보이는 증시 주변에 유동성은 넘쳐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69조2719억원으로 7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 수준에 달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은행 정기예금을 깨서 주식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은행 정기예금 규모는 708조7000억원으로 올들어 8조원 감소했다. 유례없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정기예금은 돈을 맡겨봤자 손에 쥐는 이자가 ‘쥐꼬리’ 수준에 불과하자 예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은 장기저축성 위주로 빠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장기저축성 예금은 319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조6000억원 급감했다. 반면 단기저축성 예금은 1044조5000억원으로 같은기간 105조7000억원 불어났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등을 위한 대기성 자금이 그만큼 급증했다는 얘기다.

‘빚투’(빚내서 투자)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7일 신용공여 잔고는 20조1223억원을 기록,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섰다.

연초부터 국내 증시가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새해 들어 재개하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9927억원으로 2영업일 만에 약 3445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연말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 등으로 1월 신용대출은 감소세를 보이는데, 이달 이례적인 폭증세를 보인 것이다.

금융권 가계 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이 주식 투자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금 용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새해 들어 투자 목적의 대출이 늘어난 것 같다”며 “창구에 찾아와 ‘요즘 장이 어떻느냐’, ‘직원들은 어떤 투자를 하느냐’고 물어보는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