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취업자 63만명 감소…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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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 고용한파]
코로나로 노인일자리 증가폭 줄어… 정부 ‘일자리 정책’ 한계 드러나
전문가 “민간기업 환경도 챙겨야”

지난해 12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62만8000명 줄며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용시장이 갈수록 위축된 데다 고용지표를 떠받쳐 온 60세 이상 일자리 증가 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민간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24만9000명 증가했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다른 연령대의 취업자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나 홀로’ 늘었다. 하지만 증가 폭은 전년(47만9000명)보다 23만 명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노인 일자리사업이 조기 종료되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나랏돈으로 만드는 노인 일자리 증가 폭이 주춤해지자 고용지표도 꺾였다. 지난해 12월 취업자는 62만8000명 감소해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정부는 2018년 여름 취업자 증가 폭이 1만 명 이하로 떨어지자 직접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직접 일자리는 고용시장 주축인 30, 40대와 제조업 일자리가 부진한 상황에서 고용지표를 떠받쳤지만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선 역부족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9년 12월 양호한 고용실적이 기저로 작용해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고용이 경기에 후행하는 측면을 고려할 때 고용 한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올해 1분기(1∼3월)에 직접 일자리 104만 개 중 80만 개를 채용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직접 일자리를 늘리면 일시적으로 고용지표가 회복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취업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업종별, 근로자별로 다른 만큼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다.

지난해 일자리는 도소매업(―16만 명) 숙박음식업(―15만9000명)에서 많이 줄었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3만 명) 운수·창고업(5만1000명) 등에서 늘었다. 민간 기업들이 일자리를 만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규제 개선과 민관 합동대책도 필요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질 좋은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세종=남건우 woo@donga.com·송충현 기자
#코로나 고용한파#취업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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