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투자했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펀드가 수익률 90% 이상을 달성해 화제가 되고 있다. 펀드 출범 당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마련된 애국펀드라 수익률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률의 비결은 관련 산업의 주가 상승이 아닌 대형주의 강세 덕분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NH-Amundi 필승 코리아 증권투자신탁’은 펀드 설정(2019년 8월14일) 이후 현재 97.0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문 대통령은 펀드설정으로부터 12일 후인 2019년 8월26일에 해당 펀드에 가입했다. 5000만원의 투자액을 감안할 때, 최소 45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펀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나서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개설된 펀드이다. 이 같은 취지에 문 대통령도 가입했으며, 이후 NH-아문디운용은 ‘대통령도 가입한 펀드’라는 관심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했다. 운용사의 주식운용부문 내 4개 본부 가운데 패시브솔루션본부를 제외한 3개 본부 인력 22명이 펀드 운용에 관여한 것이다.
하지만 수익률의 비결은 대형주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3일 기준 ‘NH-Amundi 필승 코리아 증권투자신탁’의 96.78%는 주식이며, 나머지 3.1%는 예금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주식 비중 상위 10개 종목에는 삼성전자(21.8%), 삼성SDI(3.88%), 현대모비스(3.24%), 상아프론테크(2.31%), 현대차(2.21%), 씨에스윈드(2.10%), 삼성전기(1.94%), KB금융지주(1.94%), 한솔케미칼(1.94%), 미래컴퍼니(1.7%), 엑시콘(1.64%), 하이비젼시스템(1.1%), 제우스(1.03%)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규모도 점점 확대됐다. 2019년 11월13일 기준으로 작성된 첫 자산운용보고서상 삼성전자의 주식수는 40만1517주였으나 지난해 2월 49만3068주로 늘렸고 주가 급락이 있었던 지난해 3월 이후 작성된 5월에 보고서에는 75만8477주로 늘어났다.
이후 지난해 8월 삼성전자에 대한 차익실현이 나오면서 보유 주식수가 62만6487주로 줄었으나 마지막 보고서에는 81만6768주로 20만주 가량이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 3월 중순까지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또 지난해 8월 기준 투자비중의 상위 종목에 네이버(3.47%), 카카오(2.66%) 등이 있었던 것도 수익률에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새롭게 투자하는 펀드들 역시 필승코리아 펀드와 자산 비중이 비슷한 상품들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수익금을 ▲삼성뉴딜코리아펀드 ▲KB코리아뉴딜펀드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 ▲미래에셋 타이거 BBIG K-뉴딜 ▲하나로FNK뉴딜디지털플러스ETF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삼성뉴딜코리아펀드는 다나와(8.32%), 네이버(7.29%), 웹케시(6.23%), 씨에스윈드(5.65%), 조이시티(4.92%) 등이 상위 종목으로 나타났고,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뉴딜펀드는 삼성전자(9.90%), LG화학(7.84%), 카카오(6.5%), SK하이닉스(5%), 천보(4.6%)가 상위 종목으로 집계됐다.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아름다운SRI그린뉴딜펀드는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전자(21.74%0, 현대모비스(4.15%), SK하이닉스(3.59%), LG화학(3.18%), 현대차(3%) 등이 상위 비중 상위 종목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