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생계자금 수요와 주택거래 확대, 저금리에 따른 ‘영끌 투자’(영혼까지 끌어 모은 투자)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 원이었다. 이는 1년 전보다 100조5000억 원 늘어나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 포함) 잔액은 721조9000억 원이다. 지난 2015년(70조3000억 원) 이후 연간 증가액 68조3000억 원으로 가장 컸다. 기타대출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1년 사이 32조4000억 원이 늘어 통계 작성 후 최대 기록이다. 잔액은 266조다.
이 같은 동향에 대해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지난해 전반적으로 주택매매 거래가 늘어난 데다 각종 생활자금 수요와 공모주 청약대금 등 주식 매수 자금 수요도 복합적으로 작년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타대출의 경우 11월 7조4000억 원 증가에서 12월 4000억 원 증가로 크게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신용대출 관리방안 시행과 공모주 청약자금 환불,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증가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1년 사이 112조 원(8%)이나 증가했다. 이는 2016년(11.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2017년 7.6%→2018년 5.9%→2019년 4.2%로 증가폭이 둔화됐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어난 것이다.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인한 생계자금 수요, 주택 거래 확대, 저금리에 따른 차입부담 경감 등의 영향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며 한국은행과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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