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증시 회복세를 보이며 명실상부한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다”며 “(그러나)최근 증시 상승세가 실물 경기 회복세와 괴리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14일 오후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손 이사장을 비롯해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김신 SK증권 사장, 박태진 JP모간증권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손 이사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간 코스피 3000과 자본시장 운영을 위해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며 “투자자가 믿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투자자의 보호 강도를 높이는 한편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한국 경제 주체인 기업들이 규모와 이익 측면에서 이제야 제대로 평가받게 됐고, 기업의 이익도 양적·질적 측면에서 향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어 (코스피 3000시대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라며 “스마트한 개인의 자금을 앞세워 달성한 만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박태진 JP모간증권 대표는 “그동안 낮은 배당, 높은 변동성, 지정학적 리크스, 취약한 지배구조 등이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한국의 방역이 타이트하게 컨트롤된 것이 다른 이머징 마켓보다 (시장을) 잘 끌고 갈 수 있었고 정부 정책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면서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개인투자자를 거론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개인투자자의 폭발적 자금 유입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며 “1월 들어서 5거래일간 11조원이 유입되는 등의 기록적인 자금유입이 있었는데, 이는 24년간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처음 보는 강도”라고 강조했다.
박태진 대표는 “작년에 일반 개인들이 증시에 드라이브를 건 데 반해 해외 기관들은 그렇게 기여한 것 같지 않다”며 “올해 이머징 마켓에 대한 자금 순유입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데, 이는 한국 주식으로서는 굉장히 좋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특별한 액션이 필요하다기 보다 한국 외 다른 주변 국가들의 상황이 안정되면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도 “동학개미운동으로 대변되는 개인 자금이 증시를 이끌었다”며 “개인들이 시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비슷하게 얻게됨에 따라 스마트한 개미가 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한 상황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도 “국내 시장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증시의 체질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며 “지나친 빚투는 증시의 변동성을 높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주식시장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그동안 한국 사람의 주식 투자 성공 경험이 없어 참여도가 낮았는데, 기업은 배당 등을 늘릴 필요가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려울 때 이기면 버틴다는 학습효과를 가졌으면 한다”며 “K-뉴딜 등을 통해 유동성을 실물경제 쪽으로 시프트하는 것도 안정적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조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문가들은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공매도 재개에 대한 발언은 자제했다.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앞으로 두달 안에 공청회 등 다양한 장에서 (공매도와 관련한) 논의가 벌어질 것”이라며 “좀 더 충분히 정보를 교환하면서 생산적인 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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