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저 수준인 0.5%의 기준금리가 올해 내내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18일 금융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연내 금리조정 카드를 꺼내들기 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15일 새해 첫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7명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실물경제 위험을 감안할 때 여러 조치를 정상화하거나 금리정책 기조를 바꾸는 건 고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통화완화 기조를 재확인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린스턴대 주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금리인상까지는 아직 멀었다”며 “지금 금리인상을 언급하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미 연준은 최소 오는 2023년까지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연준을 비롯해 한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섣불리 정책 기조를 변경할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정책 변화를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는 언급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암묵적 합의에 근거한다”며 “금융불균형 위험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거시경제 지원이 우선시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동결 기조는 적어도 연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여건이나 금융불안정 측면 모두 금통위의 정책 변화를 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은이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은은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소 올해 3분기까지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실질적인 금리인상 시점은 미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구체화될 때 쯤이겠지만 (금리인상) 소수의견 등은 보다 이른 시점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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