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첫 해외 행보로 다음주 초 싱가포르를 찾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출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글로벌 협력 노력을 마냥 늦출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다음주 초 싱가포르를 찾아 지난해 착공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관련 진행 상황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을 직접 찾아 현대차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계획을 직접 밝힌 이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해외 행보를 자제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해 10월에는 한국과 싱가포르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HMGICS 기공식을 열었다. 정 회장은 물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온라인으로 참석한 행사였다.
HMGICS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에 지상 7층, 연면적 9만㎡ 규모로 지어지는 시설로 현대차그룹의 신기술과 신사업을 한 곳에 모은 실험장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계약하면 주문형 생산 기술로 즉시 차를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을 실험할 계획이다. HMGICS 건물 옥상에는 UAM을 실증할 수 있는 이착륙장과 고속주행이 가능한 길이 620m 고객 시승용 ‘스카이 트랙’ 등이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싱가포르가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시장으로 적극 개척 중인 동남아 시장 교두보이고 개방형 혁신을 위한 최적지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의 의미가 크다는 분석을 한다. 현대차는 2019년 말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을 착공하면서 동남아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는 HMGICS 건립을 계기로 난양공대를 비롯한 싱가포르 현지 대학,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과 긴밀하게 협업을 추진한다.
재계에서는 최근 전기차·미래차를 포함한 산업 격변으로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협력을 위한 재계 주요 인사들의 움직임이 지난해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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