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영향 못 벗어났다…취약계층 고통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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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월 26일 11시 06분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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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발생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실질 GDP)이 전년 대비 -1.0%(속보치)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5.1%를 기록한 이후 22년만의 역성장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한은이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1.1%)보다는 높았다. 이를 두고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들어 수출이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호조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코로나19 영향권을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달러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1000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2016년 2만9394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1인당 GNI는 2017년 3만1734달러에서 2018년 3만3564달러로 증가했다가 2019년 3만2115달러로 줄었다.

박 국장은 또한 식당, 카페 등 대면서비스업과 운수업, 문화서비스 관련 업종이 코로나19 대유행의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1%보다 연간 성장률이 상향된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해 11월 발표했을 때에는 코로나 3차 확산이 시작되던 시점이었으며 이러한 3차 확산 영향이 꽤 클 것으로 봤었다. 그런데 지난해 4분기 들어 수출이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호조세를 나타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한은의 연간 전망치에 다다랐으며, 12월에도 흑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순수출이 경제성장률을 올리는데 작용했다. 정부부문과 민간부문의 건설투자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과 연간 경제성장률 밀어올렸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규모는 달러 기준으로 대략 어느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나?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이 -1.0%를 기록했고 인구증가율도 거의 없었다는 점, GDP 디플레이터가 연간 기준으로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원화환율이 절상됐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000대 중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 3, 4분기 GDP가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했다.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나?
▶지난해 11월말쯤 코로나 3차 확산의 영향이 집중됐으며 1월에도 이러한 영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식당이나 카페, 오락, 문화 시설 등 대면 서비스가 크게 위축됐다. 이 충격이 11월 말과 12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민간 소비가 꽤 위축됐기 때문에 지난해 연간 GDP가 당초 예상보다 나은 -1.0%라고는 하더라도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민간 소비를 2019년 4분기를 1로 봤을 때 1분기는 0.94, 2분기 0.95, 3분기 0.95, 4분기 0.93이다. 특히 4분기에는 재화 소비는 상대적으로 나았지만 서비스 소비가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크게 위축됐다. 주로 식당, 카페 등이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으며 대중교통도 운행을 줄였다. 오락, 문화서비스 관련 업종도 큰 타격을 받았다. 성장률이 -1.0%인 만큼 전국민이 코로나19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취약계층의 고통은 더 가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4분기 GDP가 예상치를 상회한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해 4분기 수출이 예상보다 좋았다. 순수출 기여도가 예상보다 높았고 건설투자 증가폭도 컸다. GDP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4분기 1로 놓고 봤을때 지난해 1분기 0.99, 2분기 0.96로 떨어졌다가 3분기 0.98, 4분기 0.99로 회복됐다. 4분기에도 2019년 4분기 수준을 회복하진 않았다. 이제부터 회복궤도에 들어간 뒤를 봐야하는데 올해 3% 수준을 전망한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년대비 0.3% 감소한 이유는?
▶2018년, 2019년에는 실질 GDI 증가율이 실질 GDP 성장률을 하회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품의 가격이 많이 하락한데 비해 수입품의 가격 하락폭이 그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외 구매력은 악화됐다. 2020년에는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국제유가가 많이 낮아진 상황이라 수입품 가격도 많이 낮아졌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1%를 기록했는데 다른 나라는 훨씬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공통적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년 연간 -1.0% 성장률은 주요국에 비하면 마이너스 폭이 적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이다. 관광과 서비스 비중이 높으면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더욱 크겠지만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데다 온라인 쇼핑 기반도 잘 갖춰져 있어서 서비스 위축의 영향을 상쇄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출 주력품인 반도체가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라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방역 체계 역시 기본적으로 작동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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