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값이 치솟자 수입 계란을 관세까지 면제해가면서 들여왔지만, 당장에 대형마트에서 판매되진 않을 거로 전망된다.
정부는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계란을 무관세로 수입하는 내용의 ‘할당관세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신선란 등 달걀 가공품 8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오는 6월 말까지 5만톤(t) 한도 내에서 면제 된다. 세금 없이 들여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전날 아시아나항공이 운송한 미국산 계란 20여톤을 포함해 이날 오후 미국산 수입 신선란 60톤을 공매 입찰한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해당 제품 취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품질 보증이 확살하게 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심각했던 2017년에도 수입 계란을 취급하지 않았다”며 “아직까진 이번에도 판매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2016~2017년엔 AI가 전국에 급속히 퍼지면서 산란계 36%가 살처분돼 일부 지역에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원을 넘겼고, 정부는 2017년에 처음으로 미국산 신선란을 비행기로 공수했다. 롯데마트나 홈플러스도 “수입 계란을 팔 정도로 상황이 나쁘진 않고 예비 물량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량이 많지 않다. 해당 계란은 소규모 점포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25일 특란 30구 소비자 가격은 6722원이었다. 지난달 15일엔 5583원이었다. 40일 간 20% 이상 올랐다. 산지(産地) 가격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15일만 해도 3432원이었던 특란 30구 가격은 25일 5197원이 됐다. 51% 오른 수치다.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AI는 현재 전국으로 확산한 상태다. 살처분 된 가금류는 24일 현재 2097만1000마리, 이중 산란계 수가 1033만2000마리다. 통계청은 지난해 3분기 산란계 사육수가 7385만두라고 발표했었다. AI 첫 확진 이후 산란계 약 14%가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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