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급등한 지난해 다른 지역으로 떠난 서울 시민이 4년 만에 최대 규모로 늘었다.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사람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에 인구 이동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집값이 뛰고 전세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살 집을 찾아 이사를 다닌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이동자수는 2015년(775만5000명) 이후 5년 만에 최대 규모인 77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8.9%(63만1000명) 증가해 1999년(15.7%) 이후 21년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인구이동은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바꾸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인구 이동이 급등한 데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며 주택 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이동 사유는 주택(38.8%), 가족(23.2%), 직업(21.2%) 등의 순으로 많았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택 매매가 전년 대비 59%, 전월세 거래가 12% 증가했다. 내집 마련 등 주택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서울을 떠나는 ‘서포자(서울 거주 포기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전출자는 164만2977명으로 4년 만에 최대치였다. 반면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8만8000명으로 2006년(11만1700명)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였다. 서울을 떠나 경기 지역으로 이동한 인구가 16만8000명이었다. 집값과 전세금을 견디지 못한 서울 거주민들이 경기를 비롯한 경기 지역으로 짐을 싼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 전출자의 65.4%가 경기로 갔다. 순유입률이 높은 시군구는 경기 과천시(8.0%), 경기 김포시(7.8%), 경기 하남시(7.2%)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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