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매물 있냐고 전화가 오거나 방문하는 투자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일부 매수 대기자는 당장 사겠다고 하지만, 매물이 없어 허탕을 치고 돌아갑니다. 이런 분위기에 집주인들도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올려 버리고요.”(성북구 A 공인중개업소 대표)
공공 재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서울 빌라 시장이 뜨겁다. 2차 시범 사업지 선정을 앞두고 일부 지역으로 투자 문의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서울의 빌라(연립·다세대) 거래량은 6만7421건이다. 2019년(4만6189건)보다 2만1232건(약 46%) 늘었다. 2017년 이후 첫 증가세며, 2008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거래량은 정부의 공공 재개발 추진 발표 이후 급격히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주택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 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6월 거래량(6755건)은 6000건 이상을 기록했고, 7월에는 8613건까지 치솟았다. 1~5월 월평균 거래량이 5077.8건인 것과 비교하면 7월의 경우 70% 가까이 증가했다.
빌라 거래 활성화는 연말까지 이어졌고, 현재도 역시 진행 중이다.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1월 빌라 거래량은 1684건이다. 거래 신고 기한이 30일인 것을 고려하면 1월 거래량은 지금보다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는 공공 재개발을 염두에 둔 빌라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공공 재개발 1차 후보지 발표 이후 시장의 관심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 Δ동작구 흑석2구역 Δ영등포구 양평13구역 Δ영등포구 양평14구역 Δ동대문구 용두1-6구역 Δ동대문구 신설1구역 Δ강북구 강북5구역 Δ종로구 신문로2-12구역 Δ관악구 봉천13구역 등 8개 지역을 공공 재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 2차 추가 발표는 오는 3월 말 예정이다.
2차 후보지로 성북1구역, 한남1구역, 장위9·12구역 등이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모두 주민동의율이 50% 이상 높은 곳으로 공공 재개발 추진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성북1구역의 한 매물(대지 23.15㎡)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2월 2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9월 4억7000만원으로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공공 재개발 추진에 따른 빌라 시세 상승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서울 빌라는 지난해 6월부터 매달 상승세다. 10월 0.15%, 11월 0.18%, 12월 0.19% 등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폭도 확대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공공 재개발 선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으나, 빌라 투자 열기는 이어질 것”이라면서 “해당 물건의 권리산정기준일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무턱대고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자칫 ‘물딱지’ 물건을 잡아 나중에 입주권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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