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기업 몸집 키워 ‘코로나 파고’ 넘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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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2021]
M&A로 사업영역 확장
ESG 중심 경영 속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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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경영 환경은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경기도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를 나타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역(逆)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진짜 기회는 위기에서 나온다. 한국 주요 기업들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발판삼아 미래 성장 동력을 확실하게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각자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합작법인(JV) 설립이나 인수합병(M&A) 등 협업에 나서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을 통해 달라진 미래 경영환경 주도권을 쥐려는 기업도 눈에 띈다.

M&A에서 현대차그룹은 미래 이동수단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움직임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바탕으로 로봇 개발 역량을 향상시켜 자율주행차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 팩토리 등 영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LG그룹은 연말연초 잇따른 M&A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구상 중인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자동차부품(전장) 사업 3위 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을 세우고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 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TV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인 알폰소 인수 계획을 발표했다. LG전자가 단순히 TV를 제조하는 회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TV에 들어갈 콘텐츠와 광고 등 소프트웨어 분야 사업도 영위해 나가는 기업으로 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수 투자 등에서 빠지지 않는 한화그룹이 잰 보폭으로 도전하는 영역은 태양광, 수소, 우주 등이다. 프랑스 토탈사와 합작법인을 세워 미국 태양광 시장에 도전하는 한화에너지, 국내 최초 위성 전문 기업 쎄트렉아이 지분을 확보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SK그룹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고 있는 ESG 경영을 위기 탈출의 돌파구로 삼고 있다. SK는 인사와 조직 개편부터 ESG 경영철학을 적극 반영했다. 그룹 경영 전반을 협의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에너지·환경위원회를 대신해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도 새롭게 만들었다.

새만금 간척지에 태양광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SK E&S, 경기 화성시와 파주시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가동 중인 SK건설 등 계열사 차원 사업에서도 ESG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는 그룹 차원의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다. 모든 사업 영역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공생 가치를 실현한다는 취지다.

롯데는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을 3대 중점 실천과제로 선정했다. 관련 계열사 협의체를 구성해 과제별 세부목표를 설정해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화장품과 식품 용기에 사용하는 재생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개발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효성그룹은 수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재활용 섬유 사업을 확장하는 등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가 재활용 섬유 ‘리젠’을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노스페이스는 수거한 페트병에서 뽑아낸 섬유 리젠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디다스나 H&M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친환경 섬유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도전에는 업계를 넘나드는 기업 간 합종연횡도 포함된다. 네이버와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 협력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두 기업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 지도, 쇼핑, 웹툰, 오디오 클립 등 콘텐츠를 현대차·기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차·기아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네이버 알림 서비스를 통해 차량 정비시기를 안내받거나 전기차 픽업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GS칼텍스는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기업들과 함께 미래형 주유소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맺고 실물카드나 현금 없이 네이버페이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현대차그룹과도 손잡고 커넥티드카에서 수집되는 차종, 유종, 주유 잔량 등 정보와 주유소에서 수집하는 주유 내역, 가격, 세차 여부 등 정보를 결합한 차량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충전, 셰어링, 경정비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하는 등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 공급자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다시 뛰는 2021#경제#기업#m&a#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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