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마통, 작년말의 2배 넘어
당국, 가계대출 증가율 제한 움직임
‘전년대비 5%대 수준 묶일듯’ 관측
일부 “문턱 높이면 저소득층 피해”
1월 한 달간 시중은행에서 4만3000개가 넘는 마이너스통장이 새로 만들어지고 신용대출 잔액도 2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급등한 가운데 ‘빚투’(빚내서 투자) 과열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5%대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월 4∼28일(19영업일)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총 4만3143개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270개가 만들어진 셈이다. 지난해 12월(하루 평균 약 1000개)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전체 신용대출 잔액도 2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1월 28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40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133조6482억 원)보다 1조7617억 원이 불어난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도 연초 증시 상승과 공모주 청약으로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5% 수준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때 목표치를 5%로 제출한 은행도 있지만 6∼8%의 목표치를 제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1월 26일 시중은행 임원들과 함께한 회의에서 “지난해 제출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지나치다고 생각되면 조정치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5%대 이상의 목표치를 제출한 은행들에 조정치를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은행은 이미 대출한도를 낮추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조이면 결국 저소득층 등 대출 실수요자들이 어쩔 수 없이 제2금융권 등 이자가 더 높은 금융기관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며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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