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재정 정책 최우선돼야…재정 역할 더욱 강화"
김종민 "기재부 실무 판단만 옳다는 자기확신 절제해야"
양향자 "SNS 의견 공개 개진 정무적, 세련되지도 않아"
지도부 일침에도 홍남기 "재정건정성 문제 같이 봐야"
더불어민주당은 5일 이낙연 대표의 4차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지급 방침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공개 성토하며 확장 재정 압박을 이어갔으나, 홍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을 보는 시각을 존중해 달라”며 맞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 위기 타개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의 재정정책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K방역이 성과가 있어, 경제도 조금만 버티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절박한 자세로 재정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부총리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재정의 확장적 역할을 주문하며 전국민 재난지원금 예산까지 포함한 대규모 추경 편성을 우려한 기재부를 에둘러 압박한 것이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홍 부총리가 민주당의 피해보상 지원과 경기진작 동행 방침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면서 “표현을 절제했다고는 하지만 표현 절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재부의 실무판단만 옳다는 자기 확신을 절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전환되는 초입이라 부채비율이 증가할 거란 걱정도 맞는 말이다. 경제활동인구에 대한 직접적 현금 지급이 국민경제 건강성을 헤치고 재정원칙에 어긋난다는 것도 일리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국가재난상황으로 비상한 경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력한 재정투입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1·2조 추경으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올 한해 수십조 이상 투입해야 할 수도 있다. 이정도 규모의 재정 판단이면 국민적 합의로 결정해야 한다. 국회라는 공론장에서 기재부 판단도 존중하되 여야 판단, 민생 현장의 목소리, 각계 전문가의 의견, 국민의 상식적 판단을 모아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최근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당정 간 이견에 대해 일각에서 갈등, 반기, 대립이라고까지 한다.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의 방식”이라며 “이견을 보장하고 자유로운 논의 과정을 존중하는 태도야말로 정부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 방식은 반드시 세련되고 정무적이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경제 수장이 당·정 회의라는 회의체를 무시하고 공개적으로 SNS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세련되지도 정무적이지도 않다. 나라의 곳간지기인 홍남기 부총리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정이 하나임을 생각하면 아쉬운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교섭단체 대표 연설 이후 지난 3일 민주당 최고위에서 염태영 최고위원이 홍 부총리의 페이스북 글을 언급하며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건 부적절했다”고 유감을 표한 적이 있으나, 당 지도부가 홍 부총리의 이름을 꼬집어 공개적으로 일침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재정건정성 악화를 우려하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날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기획재정부가 국가의 곳간 못지않게 국민의 곳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재정 당국이 재정건전성을 보는 시각에 대해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코로나19 위기에도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실천했다”면서 “재정을 맡은 입장에서 재정 수지, 국가채무, 재정건전성 문제도 같이 보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재정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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